일명 ‘골든 트라이앵글’
감금당해 보이스피싱 강요
한국인 피해자 40% 늘어나
지난해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모범택시’의 에피소드와 같은 내용의 현실이 눈 앞에 펼쳐졌다. 모범택시2는 해외 취업을 미끼로 취준생들을 빼돌려 불법 사이트를 만드는 취업 사기 관련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최근, 이 에피소드와 비슷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일명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불리는 지역은 미얀마, 라오스, 태국 등 3개국이 메콩강을 끼고 접하는 산악지대를 뜻한다. 이 삼각지대에서 최근 한국인 취업 사기 피해자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28일, 2021년부터 현재까지 해당 지역에서 신고된 한국인 취업 사기 피해 신고는 총 55건으로 현재까지 피해자가 총 14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2021년에는 4명, 2022년에도 4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94명으로 급증한 것이 외교부가 시민들에게 건넨 주의의 배경이다. 올해 1월에만 작년의 40%가 넘는 38명의 피해사실이 신고되었다. 주 피해 연령대는 취업을 원하는 20대~3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수법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에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항공 티켓 제공, 숙식 보장 등을 조건으로 내걸어 현지로 유인한 뒤, 감금이나 폭행 등의 협박을 이용해 보이스피싱 같은 불법 행위에 가담을 강요한다. 이 과정에서 여권이나 휴대전화 등의 물품을 빼앗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여성들의 경우 성매매 강요도 이루어졌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처럼 프로그램 구축이나 불법 사이트 설립 등에 동원되는 사례가 드물게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피해가 있는 미얀마의 타칠레익, 라오스의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 지역은 한국 대사관의 영사뿐만 아니라 주재국 경찰도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지난해 한국인 19명이 구금됐다가 풀려난 미얀마 타칠레익의 경우 카지노, 유흥업소 등이 많은 우범지역으로 분류되어 이 지역에 한국 영사 직원이 방문하려면 미얀마 외교부를 통해 사전 승인을 밟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라오스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는 중국 카지노 업체가 99년간의 장기 임차계약을 맺고 그 지역 내에서 자치 지위를 인정받고 있어 라오스와 중국의 공안 역시 제한적이다. 관광특구의 치안과 행정을 중국 자치위원회가 가지고 있다고 전해졌다.
정부는 라오스, 미얀마에서 취업 사기를 당하는 한국인들이 대부분 태국을 거쳐 들어간다는 점을 파악해 국경검문소 두 곳에 특별 여행주의보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태국과 라오스 접경 치앙센 국경검문소와 태국과 미얀마 접경에 위치한 매사이 국경검문소 두 곳이다. 특별 여행 주의보는 여행경보 2.5단계에 해당하며 다음 달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정보기술 전문가, 단기 고수익 보장, 모델 활동 모집 등 미끼를 가장한 유혹에 현혹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당부했다.
지난해 11월엔 골든 트라이앵글 쪽을 포함해 미얀마 샨주 북부와 동부, 까야주와 올해 2월 라오스 내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에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했다. 여행경보 4단계는 여행금지를 뜻한다. 무단 체류 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여행금지 지역 내에 체류하려면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정부에 받아야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 우리 국민들이 해외 취업 사기에 연루되지 않고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모범택시에 나왔던 에피소드의 현실판이다.”, “아무리 취업이 간절하다지만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취업 못 하는 사람에게 고수익을 제시할 리 없다.”, “개발도상국에서 고수익이 말이 되냐, 저런 거에 속는 사람이 바보”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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