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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의 ‘검은 금고’라는 ‘노동당 39호실’은 어떻게 탄생했나

권율 기자 조회수  

北 외화벌이 컨트롤타워
마약·해킹 등 불법 행위
북한의 통치 자금 모여

출처 : 뉴욕타임즈

최근 북한이 해외 노동자들의 월급을 몰수하고, 여종업원이 받은 팁까지 전부 당국에 바치라는 교육을 진행하는 등 외화벌이에 전력을 쏟는 모습이 빈번하게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외화자금은 모두 북한 노동당 서기실과 39호실로 흘러 들어간다는 점은 이미 많이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이 벌어들인 달러들은 언제부터 노동당 39호실에 모이게 된 것일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치 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동당의 39호 실은 70년 대 중반에 설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1972년 당시 북한은 기존에 시행해 오던 ‘인민 민주주의 헌법’을 폐지하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을 채택하면서 새롭게 제정된 ‘사회주의헌법’의 핵심을 ‘국가 주석제’로 꼽아 이를 시행하여 김일성 유일 지도 체제를 제도화했다.

출처 : AP

이전까지는 김일성의 통치 자금을 별도로 관리해 온 곳이 없었으나 김정일이 후계자로 자리 잡게 되면서 통치 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 내에서 전국적으로 외화벌이 운동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통치 자금을 관리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처음에는 ‘통치 자금’이 아닌 ‘주석 펀드’로 불리다 김일성 주석이 죽고 난 이후 통치 자금을 관리하는 부서로 명명되었다.

김일성 주석이 살아있을 때 모인 39호실의 자금은 주석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국가 예산의 경우 연초에 배정이 끝나고, 북한의 경제 상황상 예비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김일성의 개인 자금이 필요해진 것이다. 당시 김일성은 당장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일을 진행해야 할 때 “주석 펀드를 써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이 죽고 난 이후 김정일이 통치를 하면서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들어가는 돈을 노동당 39호실에서 맡게 되면서 더 이상 주석 펀드가 아닌 통치 자금으로 불린 것으로 추측된다.

김정일의 통치 이후 노동당 39호실은 대성총국과 대성은행을 필두로 회사 120여 개를 세우며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출처 : 월간조선

대성총국의 경우 북한이 설립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로 피복과 옷을 만들어 수출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여기에서 발생한 막대한 매출이 39호실로 들어가며, 마약과 위조지폐 등 불법적인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 등이 39호실에 모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탓에 노동당 39호실은 돈만 주면 무슨 짓이든 다 한다는 악명을 떨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6년 당시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예상한 노동당 39호실의 추산 총액은 약 40억 달러로, 연간 3~5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노동당 39호실 안에 쌓인 자금의 수는 배로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북한이 IT 조직을 키워 수천 개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제작해 이를 다시 국내 범죄조직에 판매하는 사건의 적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출처 : AP

국정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노동당 39호실 산하 조직으로 중국 단둥에서 활동 중인 ‘경흥정보기술교류사(이하 경흥)’는, 15명의 조직원이 분업을 통해 성인과 청소년 대상 도박사이트 등을 제작해서 1인당 월평균 500달러씩을 평양에 상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경흥이 김정은의 개인 비자금을 조달하는 39호실 산하의 조직으로, 이들이 중국인 개발자로 위장한 뒤 IT 업계 종사자의 경력증명서를 도용해 불법 도박 사이트 제작 일감을 수주해 한국인 범죄조직에 납품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흥 조직원들이 사이트 제작 건당 5,000달러, 부수적인 수입으로 월 3,000달러가량을 받아 중국인 명의 은행 계좌나 차명 계좌, 해외 송금이 용이한 ‘페이팔’ 서비스 등을 통해 개발 대금을 받고, 이를 중국 내 은행에서 현금화해 북한의 39호실로 송금한 정황이 파악되었다.

노동당 39호실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노동당 39호실의 북한 김씨 일가의 사치품 수입을 전담해 왔다는 대북 소식통들의 증언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CNN

실제로 지난 2019년 한국으로 망명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북한 39호실의 경우 김정일 시대부터 시계와 양주 등 사치품의 대량 구입을 총괄해 왔다”고 증언했다.

류현우 전 대사대리가 전 노동당 39호실 실장으로 알려진 전일춘의 사위이기 때문에 이 증언이 상당한 신빙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일부가 2016년 9월 29일 공개한 ‘2016 북한 권력 기구도’에 따르면 노동당 전문부서 중 ‘2015 북한 권력 기구도’에선 존재했던 당 38호실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8년 북한은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장 가계의 비자금 및 물자 관리를 전담하는 38호실을 노동당 자금 운용을 담당하는 39호실로 통합했다가 2010년 재차 분리한 바 있다.

그러나 다시 38호실을 폐지하고 이를 39호실에 통합해 효율적인 통치 자금 관리와 대북 제재 회피를 위한 조직 일원화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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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 기자
gwonyyyy@pikle.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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