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형 스포츠카, 오토잼 AZ-1
최근 3,500만 원 수준에 팔려
여전히 높은 가치 갖는 이유는?

63마력에 불과한 자동차가 약 3,500만 원에 팔렸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놀랍게도 이는 최근 미국의 경매 사이트, 카즈 앤 비즈(Cars & Bids)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판매 차량의 정체는 바로 1992년식 마쓰다 오토잼 AZ-1으로, 배기량은 657cc, 최고 출력은 63마력에 불과한 모델이다.
3,500만 원은 마쓰다의 현행 로드스터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누군가가 봤을 땐 합리적인 소비가 아닐 수 있지만, 놀랍게도 해당 차량은 미국 내 경매 플랫폼에 등장할 때마다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꾸준하게 형성하고 있다. 배기량도, 출력도, 크기도 작은 마쓰다 오토잼 AZ-1. 해당 차량이 지금도 수집가들을 놀라게 만들고, 그들 사이에서 높은 가치를 유지하는 배경이 무엇일까?

엄격한 규정 속에서 탄생한
창의적 스포츠카, 오토잼 AZ-1
AZ-1이 탄생했던 1992년은 일본 자동차 산업의 황금기였다. 당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저마다 ‘경차(K-car) 규정’이라는 좁은 틀 안에서 가장 재미있는 차를 만들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규정은 엄격했다. 전장 3.3m, 배기량 660cc 이하, 최고출력 64마력 이하라는 한계 안에서 개성을 쥐어짜내야 했다.
이 시기 혼다는 비트(Honda Beat)를 내놨고, 스즈키는 카푸치노(Suzuki Cappuccino)를 선보였다. 마쓰다는 당시 운영하던 서브브랜드 ‘오토잼(Autozam)’을 통해 AZ-1을 출시했는데, 실제 생산은 스즈키가 위탁 맡았다.
겉모습은 어느 모로 봐도 이탈리아 슈퍼카에서 따온 듯한 비례였다. 극적으로 낮게 깔린 차체, 미드십 엔진 레이아웃, 그리고 무엇보다 위로 열리는 걸윙 도어. 경차 규정의 산물이라기보다는 규정을 무시한 설계처럼 보였다. 일본이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창의적이었던 시절, 그 절정에 만들어진 차가 AZ-1이었다.

마쓰다 오토잼 AZ-1
차량 스펙 살펴보기
AZ-1의 리어 해치 아래에는 터보차저가 달린 657cc 3기통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 63마력, 최대 토크 약 8.7kg·m(85Nm)다. 당시 경차 규정 출력 상한선이 64마력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엔지니어들이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를 끝까지 활용한 결과다. 성능 수치만 보면 슈퍼카와는 거리가 있다.
정지에서 시속 96km까지 가속하는 데 약 10초가 걸린다. 그러나 공차중량이 약 720kg에 불과하고, 5단 수동변속기와 미드십 레이아웃의 조합 덕분에 실제 주행 감각은 수치 이상이라는 평가가 많다. 차가 가볍고 무게 배분이 좋으면 절대 출력이 낮아도 핸들링에서 차이가 난다. AZ-1이 지금까지 주행 감각으로 기억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좋지 않은 상태임에도
여전히 높은 가격대 유지
1995년 단종까지 생산된 AZ-1의 총 수량은 4,400대 미만이다. 이는 현재 유통되고 있는 매물 자체가 많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번 경매에 나온 차량은 약 54,000km의 주행거리를 기록했으며, 14인치 휠, 애프터마켓 게이지와 시프트 노브, 소니 헤드유닛 등 몇 가지 튜닝이 더해진 상태였다. 심지어 판매자 측은 스티어링 휠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완벽한 순정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해당 차량은 결국 약 3,567만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는 희귀성과 시각적 임팩트, 거기에 1990년대 일본 경차 스포츠카의 황금기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진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수집 시장에서 희귀함이 가격을 만드는 방식 그대로다.

마쓰다 스포츠카 오토잼 AZ-1
해당 모델이 갖는 진정한 가치
걸윙 도어가 달린 720kg짜리 미니어처 슈퍼카, AZ-1은 규정 안에서 얼마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차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델이었다. 그래서 해당 모델은 존재만으로 상당한 가치를 갖는다. 지금의 자동차 시장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는 배출가스와 안전 기준을 중심으로 재편됐고, 차체는 점점 무거워지고 커지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Z-1 같은 차가 다시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30년이 지난 지금 해당 모델이 마쓰다 로드스터와 같은 값에 거래된다는 사실은, 당시 일본 자동차 산업이 규제를 어떻게 소화했는지를 시장이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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