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와 금융당국의 서민금융 확대 요구가 부딪히면서 은행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취약계층 대출을 무리하게 늘릴 경우 은행의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서민을 보듬는 포용금융과 리스크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은행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일 은행연합회의 ‘2025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새희망홀씨 공급액은 4조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003억원 증가한 규모로,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연간 공급액 4조원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올해 4조원 수준인 공급 목표를 2028년까지 6조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통화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2026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적다.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물가와 가계부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이처럼 돈줄을 죄려는 한은과 대출을 늘리려는 당국의 정책 엇박자가 은행권에서는 부실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 상승기에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공급을 무리하게 확대하면, 차주의 이자 부담이 임계치를 넘어 결국 은행의 연체율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은행들은 취약계층 지원을 늘리면서도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포용금융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금리 상승기에 취약차주 비중이 늘어날 경우 연체율과 충당금 부담도 커질 수 있다”며 “포용금융이 은행 경영의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는 만큼 건전성과 사회적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