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동차, 기아 연초 성과금 없어
결과에 대한 보상 체계 재정립할 계획
노조, “지급 없으면 투쟁으로 짓밟아주겠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연초 성과금이 없다고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올해부터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새롭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특별성과금의 정례화가 아닌 임금 교섭을 통한 성과 보상을 핵심으로 두고 반발하는 노조와 협상한다. 특별성과금 지급을 강력히 요구 중인 노조의 반발을 교섭으로 잠재우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이 자사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바꾸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사장은 “올해는 지난 2년 동안 진행된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바꾸겠다”고 말하며 “총성과 보상의 관점에서 임금 교섭을 진행하겠다. 이를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해 성과에 대한 보상에 차질이 없도록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성실히 협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는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인 특별성과금 지급이 미뤄지자, 노조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기아 사장은 “지난 2년간 해오던 방식의 특별 격려금 지급보다는 2024년 단체 교섭에서 합리적인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성과 보상과 별개였던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개선해 올해부터는 임금 교섭을 통해 총성과 보상이 이뤄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따른 성과급에 특별성과급을 반영하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초 특별 성과금 지급은 없어진다.
현대차와 기아는 일반성과금과 별개로 특별성과금을 지난 2년간 지급했다. 전 직원에게 1인당 400만 원의 특별 성과급을 2022년에 지급하고 지난해 초에는 현금 400만 원과 자사 주식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역시 2년 연속 연초 보너스를 받았다.
일반성과금이 매년 노사 간의 임단협 교섭을 통해 정하는 것이라면 특별성과금은 회사가 노조와 별도의 협상을 거치지 않고 경영진 재량으로 지급하는 격려금 명목의 돈이다. 회사가 꼭 노조에 지급할 의무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회사와 노조 간의 이해관계 차이가 혼란을 가증시켰다는 점이다. 현대차 기아는 연초에 특별성과금을 연초에 지급하는 것이 2년간 지속되어 관행으로 정례화 돼가고 있던 것이다. 이에 따라 특별성과금 지급이 연간 총성과 보상과 별개로 인식되었다.
두 사측은 더 나은 성과 보상 방식을 만들어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사장은 정례화된 특별 성과금 지급을 타파하고 앞으로 총성과 보상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빠르게 나누는 선순환의 흐름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강성노조가 장악한 대표적 사업장이다. 이들은 매년 임금, 단체협약 시기마다 노조와 줄다리기를 해야 했다.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이번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바꾸는 것에도 동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가 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와 기아 노조 모두 지난달, 노조원 대상으로 발행한 소식지를 통해 특별성과금 지급을 요구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의 결정 이후 양사 노조는 즉각 반발을 보인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내달 1일부터 특근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27일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투쟁 지침을 마련했다. 노조는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모든 생산 특근을 거부하기로 정했다. 또한 사측에 특별성과금 미지급과 관련해 항의 문서를 보냈다.
내달 5일에는 노조 정기대의원대회가 열리는 대의원 본관에서 항의 집회도 연다. 기아 노조 역시 이번 투쟁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와 기아 노조가 공동 대응을 논의하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집회도 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갈등은 그룹의 계열사로도 번지는 추세다. 현대 모비스에서도 현대차와 같이 특근 거부에 대한 공지를 내렸다.
현대차 노조 지부장인 문용문은 긴급성명을 통해 “4만 3,000명 조합원의 피땀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다. 투쟁으로 대응하겠다. 회사가 발표한 2024년 생산계획의 원만한 진행은 사측에 달려있다.”고 말하며 투쟁 예고와 함께 사측에 경고하는 듯한 발언을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노사 협상이 쉽게 끝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본다. 지난해 실적 달성이 좋은 가운데 노조가 특별성과금에 있어서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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