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일대기 그린 ‘더 리더’
오는 5월 국립극장서 초연
우유 배달부로 시작한 거상
국내 최초로 대기업 창업주가 공연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
최근 롯데그룹에 따르면 오는 5월 신격호 창업주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더 리더’가 국립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국내 기업가 중 공연을 통해 일대기가 조명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손녀인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짱 이사장은 이번 뮤지컬 제작비를 일부 지원하고, 소외계층을 위해 티켓을 후원할 계획이다.
신격호 창업주는 평소 독서를 좋아했다. 어린 시절엔 생활비가 부족해 서점에서 몇 시간이고 서서 책을 읽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롯데’라는 사명도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왔다. 생전 애청곡은 가곡 ‘사월의 노래’로, 시인 박목월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다.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번 뮤지컬은 신 창업주의 삶을 문학적으로 재해석한 낭독콘서트 형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12명의 배우와 오케스트라를 통해 하나의 책을 읽듯 이야기가 전개된다.
1921년 경상남도 울산군 삼동면 둔기리의 평범한 농가에서 5남 5녀 중 맏이이자 장남으로 태어난 신격호 창업주는 경남도립 종축장에서 양털 깎는 일을 하던 1941년 일본으로 떠났다.
겨우 83엔을 쥐고 도쿄에 도착한 신 창업주는 낮에는 우유 배달을, 밤에는 와세다실업학교 고등부의 야간부 화학공학과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성실함으로 일본 상인의 눈에 든 그는 상인이 대준 거금 5만엔으로 1944년 군수용 커팅오일 제조공장을 차리면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신격호 창업주는 이후 전공을 살려 유지류나 특수고무 같은 물질들을 연구했고, 당시 시판되던 껌을 분석해 새로운 껌을 개발했다. 이 껌이 일본에서 인기가 엄청 좋아서 과자점 주인들이 서로 납품하겠다고 새벽부터 줄을 섰다. 그리고 1948년, 현 롯데그룹의 모체인 ㈜롯데를 세웠다.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그는 조국 한국에도 기업을 설립하고자 했다. 1967년이 되어서야 오늘날 한국롯데의 모태격인 롯데제과가 한국에서 문을 연다. 롯데제과는 일본에서 성공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당시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동양제과가 장악하고 있던 한국 제과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또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을 설립해 당시에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유통·관광 산업의 현대화 토대를 구축했고,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을 통해 국가기간산업에도 진출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 잠실에 평생 숙원이던 롯데월드타워를 세우고 2020년 별세했다.
한편 롯데장학재단은 신격호 창업주를 기리며 올해 ‘샤롯데 문화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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