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원도 검토한 적 없고, 의회도 들여다본 적 없으며, 현직 대통령이 마음대로 고쳐 쓸 수 있는 비밀 대통령 지침을 활용해 중간선거에 개입할 토대를 닦고 있을 수 있다고 한 국무부 내부 인사가 수요일 경고했다.
‘대통령 비상조치 문서(Presidential Emergency Action Documents·PEAD)’로 알려진 이 지시문들은 국가 비상사태에서 전통적인 의회 승인 절차를 우회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애초에는 위기 상황에서도 정부 기능을 지속하기 위한 장치로 구상됐고, 이미 집행된 뒤에야 법적 다툼이 가능한 조치들을 승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부 문서에는 사유재산 몰수나 시민 체포 같은 조치도 포함돼 있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특사를 지냈으며 국가기록원에서 비밀 해제 자료를 검토한 조너선 와이너는 팟캐스트 ‘역사의 법정’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이 문서들을 다가오는 선거를 억압하는 데 활용하려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와이너는 “PEAD의 핵심은, 의회나 행정부 바깥의 그 누구도 한 번도 검토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각 행정부는 비상 상황에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지에 따라 이 문서들을 다시 작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조치들은 실제로 사용된 뒤에야 비로소 법률적·헌법적 검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와이너는 백악관이 최근 발표한 대테러 전략을 주목했다. 이 전략 문서는 안티파(Antifa)를 해외 테러 조직들과 함께 최우선 국내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다. 와이너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행정명령들을 결합하면, 60여 년 전 존 에드거 후버 시절 연방수사국(FBI)이 대규모 도·감청과 구금 계획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했던 법적 구조와 매우 흡사한 틀이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진행자 시드니 블루먼솔은 현재 상황이 유독 위험한 이유는, 이런 지시문을 이행하도록 명령받게 될 관리들, 즉 법무장관 대행 토드 블란치와 FBI 국장 캐시 파텔이 이미 복종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와이너는 “그 역사는 되풀이되는 메아리처럼 들린다”며 “그리고 지금 그 메아리는 상당히 크게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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