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프리마켓 급락 계기…한국거래소, 변동성 완화장치 마련 착수

최근 삼성전자의 프리마켓 급락으로 저유동성 시장의 취약성이 드러난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오는 9월 거래시간 연장에 맞춰 프리·애프터마켓에도 변동성완화장치(VI)를 도입해 가격 왜곡 방지에 나선다.
지난달 26일 오전 8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에서 삼성전자는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약 20% 하락한 24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당시 체결 물량은 27주 수준에 그쳐 유동성이 부족한 환경에서 소량의 호가만으로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3일 대체거래소를 운영하는 넥스트레이드 측은 “주문 실수로 추정되지만 넥스트레이드는 주문을 매칭하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라며 “해당 가격에 부합하는 호가가 존재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체결된 거래“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적인 VI 운영은 한국거래소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현재 동적 VI를 운영 중이며, 시장 확대 시점인 9월에 맞춰 누적 변동폭을 관리하는 정적 VI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적 VI는 직전 체결가를 기준으로 순간적인 가격 급변을 완화하는 장치다. 하지만 이번 삼성전자 사례처럼 매수·매도 호가 공백이 큰 상황에서는 누적 변동폭을 제어하는 정적 VI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을 총괄하는 한국거래소 역시 시장 안전판 강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 참여자가 적은 시간외 시장에서 접속매매 방식 특성상 소량의 주문만으로도 체결 가격이 크게 왜곡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현재 정규장에서 운영 중인 동적·정적 VI 제도를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환경에 맞게 도입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거래소 정규시장에서는 호가 접수 직전 체결가 기준 코스피200 구성종목이 3% 이상 급변할 때 발동하는 ‘동적 VI’와, 누적 가격 변동폭이 10%를 초과할 때 발동하는 ‘정적 VI’를 운영 중이다. VI가 발동되면 2분간 접속매매가 중단되고 단일가매매로 전환된다. 다만 한국거래소가 거래량이 적은 프리·애프터마켓의 특성을 고려해 VI 발동가격율을 정규장과 동일하게 가져갈지, 별도의 기준을 적용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거래소는 올해 9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개설을 통해 1차적으로 거래시간 연장을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프리마켓 조기 개장을 통해 글로벌 증시 흐름을 국내 시장에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측은 ”글로벌 주요 거래소의 거래시간 확대 흐름에 대응해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시간 확대에 따른 변동성 우려는 해외 시장에서도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과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은 LULD(Limit Up-Limit Down)와 서킷브레이커 등 변동성 완화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들 장치는 정규장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미국 LULD 플랜 공식 규정에 따르면 LULD는 프리마켓이나 애프터마켓 등 시간외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도 시간외 거래의 투자자 보호 장치가 상대적으로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편 나스닥은 올해 4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23시간 거래 체계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NMS(National Market System) 주식과 일부 상장지수상품(ETP)이 야간 거래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야간 거래에서는 지정가 주문만 허용되며, 지정가 주문 보호 규정과 명백한 오류 체결 규칙 등이 적용되는 등 일반 거래와는 다른 별도 규칙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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