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사’ 장례지도사
시체 처리부터 장례 지도까지
최근 청년층 수요 급부상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파묘’가 나흘차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파묘는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 등 네 명이 어느 부잣집 조상의 묘를 파헤지면서 겪은 기괴한 일들을 그리고 있다.
배우 유해진은 극 중 대통령도 염하는 장의사 ‘고영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영화의 흥행에 직업 ‘장의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의사는 죽은 사람의 시체 처리에 속하는 여러 가지 업무를 하는 전문가를 일컫는다. 최근에는 장례의례와 관련해 유가족에게 지도한다는 의미로 ‘장례지도사’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장례지도사 국가자격 제도가 마련됐다. 지도사가 되려면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것.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정한 교육단체에서 300시간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대표적인 교육단체로는 보람상조가 운영하는 보람장례지도사교육원 등이 있다.
교육원에 따르면 약 2개월 간 장례 이론교육을 받고, 이후 실습을 받는다.
두 번째는 장례지도 전공을 이수한다. 대전보건대학교의 장례지도과가 대표적이며 이를 포함해 국내 약 7개 대학에 장례지도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전문가는 이 밖에도 담력과 침착함이라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죽은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일임과 동시에 유가족에게 신뢰와 위로를 줘야 하는 직업이라는 뜻이다.
죽음과 가까운 직업이라 장례지도사는 과거 기피 직업으로 꼽히곤 했다. 주로 중장년층 남성이 종사했지만 최근 들어 연령대도 낮아지고 여성의 진출도 높아졌다고 한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총 2만5456명이 자격을 취득했으며 이 중 20%는 여성이다. 지난 2022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선 장례지도사 자격을 딴 711명 중 42.3%가 청년층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른바 ‘웰다잉’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청년과 여성의 유입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21년 방영된 MBC ‘아무튼 출근!’에선 당시 27세 여성 장례지도사 권민서 씨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장례지도학과를 졸업한 권씨는 대학 병원 장례식장으로 출근해 입실부터 입관, 발인까지 3일장의 모든 장례 절차를 책임졌다.
권씨에 따르면 장례지도사는 교대근무를 한다. 일주일을 ‘주(주간)주야(야간)비(비상)비비’로 보낸다고 한다. 그는 “한달의 반은 야간근무라 세안용품은 필수”라 전했다.
또 대학병원 내 사망처럼 곧바로 이송하러 가야 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항상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권씨는 “야근이 많아서 수당가지 하면 초봉으로는 많은 편”이라고도 말했다.
그렇다면 장례지도사의 소득은 얼마나 될까?
장례지도사 양수진 씨는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 소속 프리랜서 장례지도사들의 수입은 월 평균 200만~500만 원 사이라고 밝혔다. 연차와 수당에 따라 상이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장례지도사 연봉의 하위 25%는 약 3,000만 원이고, 중위는 3,200만 원, 상위 25%는 3,500만 원이다.
한편 우리나라 명장 장례지도사로 유재철 대한민국 장례문화원장이 언급되곤 한다. 그는 대한민국 전통장례 명장 1호이자 국가 무형문화재 111호 시작대제 이수자다.
세간에는 ‘대통령의 염장이’로도 알려졌다.
유 원장은 2006년 최규하 전(前) 대통령을 시작으로 김대중, 노무현, 김영삼 등 전직 대통령들의 시신을 염습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 등의 재벌총수, 배우 여운계 등도 유 원장이 장례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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