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군 관계자 방한
국산 방공체계· 전투기
6세대 전투기 개발 논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 중동의 군 고위 관계자들이 국산 무기 체계를 둘러보기 위해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동 국가들의 국산 방공체계, 전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방산 업계에 따르면 13일 탈랄 압둘아 아오타이비 사우디 국방차관은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오타이비 국방부 차관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인 KF-21과 탄도탄 요격 미사일 체계 ‘천궁-Ⅱ'(M-SAM 2), 3,600t급 잠수함인 장보고-Ⅲ 배치(Batch)-Ⅱ 도산안창호함 등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방문해 6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지난달 열린 ‘World Defense Show 2024(WDS·사우디 방산 전시회)’에 참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분야의 핵심 부품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사우디에서 대한민국의 최초 전투기인 KF21의 심장으로 불리는 F414 엔진과 전투기의 눈인 AESA 레이다, 첨단 항전 장비와 항공기 생존 체계인 지향성적외선방해장비 등 전투기의 핵심부품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한국 무기 도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 방산업계의 큰손이라 불리는 사우디는 세계 2위 규모의 무기 수입국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지난해 11월 국내 기업인 LIG넥스원이 개발한 천궁-Ⅱ 10개 포대 분을 구매하고 한국과 사우디 국방부 장관의 회담을 계기로 계약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4일 카림 아부트 모하메드 알타메미 이라크 대테러 사령관과 샤미르 자키 후세인 알말리키 육군 항공 사령관이 한국에 방문했다. 일정 중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한국 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국산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과 수리온 계열의 중형헬기 흰수리의 운용 장면을 참관하고 직접 탑승해보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모하나드 카리브 모하메드 이라크 방공 사령관 역시 한국을 방문해 지대공미사일인 천궁-II(MSAM-2)의 도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이라크는 국산 경공격기로 알려진 FA-50 24대 구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친 걸프전을 비롯한 사담 후세인 축출을 위한 미군의 공격으로 공군력이 괴멸 상태에 이르자 복원에 나서기 위한 판단으로 추측됐었다.
중동 무기 시장의 주축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국방부 소속 고위급 관계자의 방문은 K-방산 사업 수출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방문에서 이라크가 관심을 보인 수리온 헬기는 2010년대 중반부터 이라크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여러 나라와의 수출이 거론됐지만 무산됐다. 최근 이라크가 원유 파이프라인 테러 등에 대비하기 위해 모색한 방안으로 정찰 헬기 도입을 추진하면서 이번 방문이 첫 수출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주목된다.
지난 17일 이라크의 국방부 장관이 직접 방한해 무기 도입 품목과 액수 등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밝혀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중동에서 수리온 수출 계약이 성사될 전망으로 관측한다. “그동안 헬기는 수출이 없었는데 첫 계약이 성사되고 해외에서 성능을 인정받으면 향후 다양한 국가로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과 걸프협력이사회(GCC) FTA를 맺으면서 중동으로 수출하는 환경이 개선됐다는 점이 수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중동으로 무기류를 수출할 때의 관세가 폐지되는 점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또한 수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불안정한 정세가 중동 지역에 지속되면서 무기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방산 수출에 힘을 실어주면서 방산업계에 새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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