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콘돔 시장 1위’업체가 엔터 사업 도전하면 벌어지는 일

XYZ 스튜디오
전신 유니더스
경남제약 인수합병

배우 조보아가 새로운 소속사로 이적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 소속사를 둘러싼 의혹들이 커지며 배우 조보아에게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배우 조보아가 키이스트와 전속계약을 만료하고 엑스와이지 스튜디오(XYZ STUIO)를 새 둥지로 선택한 사실이 알려졌다.

새 소속사 엑스와이지 스튜디오는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 자회사 엑스와이지 스튜디오를 설립했다고 밝히면서 코스닥 상장사 블레이드 Ent(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라고 밝혔다.

바로 이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레이드 Ent의 전신은 한때 세계 1위 콘돔 제조사로 유명했던 유니더스로 알려졌다. 여배우의 특성상 ‘이미지’가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직업군이다.

유니더스의 경우 지난 1973년 서흥산업으로 시작해 1988년 콘돔의 KS 표시 허가를 획득하고 고무 관련 사업을 키워온 기업이다.

지난 2000년 사명을 유니더스로 바꾸며 주력 사업 모델은 재무적으로나 대외적으로나 남성용 콘돔으로 알려져, 세계 1위 콘돔회사로 불리기도 했다.

이런 유니더스가 지난 2017년 이후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결국 엔터사업까지 맡게 된 것이다.

유니더스 측은 레모나로 잘 알려진 경남제약을 인수·합병하면서 바이오제네틱스, 경남 바이오 파마, 블루베리 NFT 등으로 사명을 여러 차례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엔터 사업에 진출하면서 사명을 지난 2022년 블레이드Ent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사명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현재 유니더스는 엔터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레모나를 제조하는 경남제약의 제약 사업은 유니더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경남제약 역시 유니더스의 아래 엔터파트너즈를 인수했으며, 이 엔터파트너즈가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인 스튜디오 더블랙에 9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 100%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최민식 주연의 ‘카지노’ 등을 제작한 회사로 제약 회사가 드라마 제작업체의 지분을 사들이고 관리한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보인다.

블레이드 Ent의 연결 대상 종속회사인 경남제약은 지난 3월 오후 6시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는데, 당시 외부감사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료 제출에 물리적 시간이 소요돼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을 신청한 바 있다.

또한, 경남제약이 인수한 엔터파트너즈의 감사보고서 수령 후 하루 뒤에 경남제약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서 논란이 되었다. 이는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정당한 이유 없이 지연 제출하면 원칙상 거래정지 후 상장폐지 실질 심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유니더스는 세계 1위 콘돔 회사라는 타이틀을 버리기 위해 중국 공장을 매각하기도 했다. 블루베리 NFT가 사명일 당시 중국 자회사인 중국 유니더스 유교제업유한공사 지분 전량을 강소오배방직품유한공사에 양도한 것이다.

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당시 양도 규모가 69억 원에 달했다. 블루베리 NFT가 사명일 당시 매출 의존도가 콘돔 사업에 쏠려 있었기 때문에, 콘돔회사라는 이름은 계속해서 블레이드 Ent를 따라다닐 전망이다.

콘돔 사업이 블레이드 엔터의 전체 매출의 50% 이상의 지분을 장악하며 콘돔으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엔터 사업에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레이드Ent 측은 “지난해 실적 상승을 견인한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확장을 위해 ‘엑스와이지’라는 별도의 매니지먼트 자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XYZ 스튜디오는 기존에 소속된 탄탄한 배우 라인업에 조보아, 장윤주 등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배우들이 합류해 더욱 견고한 매니지먼트 그룹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블레이드Ent 측은 “소속 배우를 기반으로 한 매니지먼트뿐만 아니라, 콘텐츠 기획 및 제작까지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넘어 드라마 및 영화 제작까지 전반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XYZ 스튜디오의 경우 배우 전문 엔터로 성장하기 위해 키이스트 실무진이 뜻을 모아 새 소속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대 대표를 비롯해 키이스트 실무진 2명 등이 힘을 합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블레이드 엔터의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9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4억 원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적자는 면치 못하고 있다.

적자를 면하기 위해 블레이드 엔터 측은 “지난해 실적 상승을 견인한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확장을 위해 ‘엑스와이지’라는 별도의 매니지먼트 자회사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한편, 블레이드 엔터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전문 기업 스타빌리지와 연예 기획사 제이플랙스를 인수했다. 고창석, 남우현(인피니트), 김재화, 박명신, 박지아, 박지훈, 손현주, 송지우, 엄효섭, 왕지원, 이규한, 이주연, 이준영, 정석용, 정인기, 조희봉, 최무성, 최윤영, 한상진, 한채영, 허성태 등 30명 이상의 배우가 소속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