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부동산 시장 침체
미분양, 집값 하락세
‘메가시티 서울’ 좌초
최근 수도권 인기 주거지역으로 꼽히던 경기도 광명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광명시는 현재 아파트 미분양이 늘어나는 데다 기존의 아파트값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광명시 철산동 ‘철산한신(1,568가구, 1992년 입주)’ 전용 89㎡는 4억 4,590만 원에 매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 달 전인 2월 매매가 6억 7,000만 원에 비해 2억 원 넘게 떨어진 가격으로 한 달 사이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또한, 광명 철산동의 ‘철산 주공12단지(1,800가구, 1986년 입주)’ 전용 53㎡는 최근 6억 8,100만 원에 실거래되며 지난해 8월 매매가인 7억 5,000만 원보다 7000만 원가량 떨어진 가격으로 팔렸다.
기존 아파트들의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며 광명시의 부동산 시장 역시 침울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파트뿐만 아니라 새로 지어진 아파트 역시 곡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분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광명시 광명동에 들어서는 ‘트리우스 광명’은 52가구를 모집한 3차 임의 공급에서 4.3 대 1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1차 105가구, 2차 68가구를 모집했던 임의 공급에서도 각각 3.2 대 1, 3.8 대 1 경쟁률에 그치며 분양 시장 역시 악화한 상황임을 공고히 했다. 임의 공급에서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가구는 1차 37가구, 2차 16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의 공급은 무순위 청약 또는 청약통장 없이 청약하는 것을 말한다. 임의 공급의 특성상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광명시의 임의 공급 결과는 미미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향후 진행될 트리우스 광명 전용 84㎡ 3차 임의 공급 분양가는 11억 5,260만~~11억 5,380만 원 사이이며 여기에 유상 옵션을 더하면 12억 원 수준에 달해 인근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우스 광명과 더불어 광명 5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광명 자이힐스테이트 SK뷰 역시 같은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광명 자이힐스테이트 SK뷰는 지난 1월 387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서 1,823명이 신청해 3.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 등을 내세워 미계약 해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광명시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는 이유는 고분양가 때문으로 보인다. 해당 아파트들이 역세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비교적 높게 책정됐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 시점에 분양을 진행하며 난항을 겪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국민의 힘의 총선 참패 결과가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친 유력한 요인으로 판단된다. 지난 10일 진행된 제22대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 힘이 참패한 바 있다.
당초 국민의 힘은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경기도 인근을 서울로 편입하겠다는 ‘메가시티 서울’을 총선 공약으로 걸었다.
그러나 국민의 힘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60개 의석이 걸린 경기도에서 10분의 1에 불과 한 6석을 차지하는 데 그치며 ‘메가시티 서울’이 사실상 좌초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메가시티 서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범야권이 3분의 2에 가까운 국회 의석을 석권하며 국민의 힘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앞서 서울시와 진행 중이던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대한 관련 연구와 논의가 현재 사실상 멈춘 상태로, 추가 논의 역시 늦어질 전망이다.
한편,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메가시티 서울’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서울 편입론이 아닌 교통 호재 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강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서울 편입론은 애초에 현실성이 낮은 이야기였는데 총선 후 여소야대 국면이 되면서 각 지자체에서도 서울 편입 협조를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히며 “향후 해당 지역 집값이 서울 편입 기대감으로 인한 상승세를 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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