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2025년 GDP 세계 4위 달성
일본 내년 경제 성장률 0.9% 추정
‘잃어버린 30년’이 한국 시사할 점
지난 21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IMF(국제통화기금)의 자료를 분석해 오는 2025년도 일본의 경제 규모는 인도에 밀려 기존 4위에서 GDP 순위 세계 4위로 추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경제는 한때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자리까지 오르는 기염을 달성했지만, 지난 2010년에는 중국에 밀리고 지난해(2023년)엔 독일에 추월당하는 등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 이번 보도에 따르면 이제는 인도에까지 자리를 내주는 셈이다.
IMF가 지난 16일에 공개한 ‘세계 경제 전망 자료’에 따르면 내년(2025년) 인도의 명목 GDP(국내총생산)는 4조 3,398억 달러(한화 약 5,984조 원) 규모로, 같은 해 4조 3,103억 달러(한화 약 5,943조 원)로 추정된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의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IMF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일본 추월 시점은 기존 2026년이었는데, 이번 발표로 1년 앞당겨졌다.
일본 매체들은 “인도의 폭발적인 경제 성장 속도는 일본보다 매우 빠른 데다, 달러화에 대한 화폐 가치 방어 측면도 루피화가 엔화보다 나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일본은 급격하고 지속적인 엔화 가치 하락(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 상승)으로 달러화로 기인해 환산한 GDP 규모가 상대적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인도 당국은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진행해 루피화 가치 하락을 감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지난 16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에 공시한 전망보다 0.1%포인트 올린 3.2%로 추정하면서, 올해 인도의 경제 성장률은 0.3%포인트 상승해 6.8%로 꽤 높은 수치로 예측했다.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탄탄한 내수와 노동력 상승 등을 인도의 성장 요인으로 꼽아 상당한 수치를 내놓았다.
반면 일본 경제는 여행객 급증 등 관광으로 인한 일시적 부양 효과가 줄어들면서 성장률이 지난해 1.9% 수치에서 올해 0.9%로 1%가량 낮아지고 내년(2025년)엔 1.0%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2014년 기준 경제 규모 세계 10위 자리에 머물렀던 인도는 일본을 넘긴 이후 2027년엔 독일까지 제치고 세계 3위로 올라설 놀라운 전망을 보인다. 예컨대 자동차 판매량 관련해 인도는 지난 2022년 중국·미국을 뒤이어 세계 3위로 급속도로 올라선 바 있다.
한편 IMF 아시아태평양국 루파 다타그푸타 부국장은 엔화의 힘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 경제에 “전반적으로 플러스(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견해를 내놓아 시선을 끌었다.
루파 부국장은 22일 일본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달러와 대비해 엔화는 지난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그로 인한 영향은 실질적으로 약간 플러스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엔화 약세가 가져올 이익으로 “순 수출 증가 및 기업의 해외 수입 증가 등을 들며 플러스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자국 소비자들이 받을 압박 등 마이너스 효과도 물론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루파부국장은 일본은행이 최근 마이너스 금리 해제 조치를 하는 등 금융정책 정상화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움직임이었다”며 “마이너스 금리 해제는 매우 원활하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더하여 앞으로 일본은행은 “매우 완만한” 금리 인상의 태도를 나타낼 것으로 주장했다. 또한 완만한 금리 상승과 더불어 임금도 올라가면서 다량의 소비가 발생해 일본 경제 성장을 탄탄하게 지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아울러 루파 다타그푸타 부국장은 내년(2025년)까지 일본은행에서 목표로 염두 하는 물가상승률 2% 보존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것을 관측했다. 다만, 상승과 하락 모두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일본은행의 정책 운영은 “경제 지표를 분석하고 그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엔화뿐만 아니라 여러 아시아의 다른 국가 통화 또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는 데 관해서 “비교적 인플레이션이 억제된 점과 정책금리 정책에서 미국보다 낮은 제한된 점 등이 배경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에서 금융정책을 변경할 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움직임에 기울지 않고 “국내 경제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펀더멘털즈(꼭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4년 만에 최저치 수준을 연일 경신하는 등 비상 상황을 맞이했다. 이에 IMF 회의 참석차 모인 한미일 재무장관은 별도로 회의를 진행하는 등 엔화 및 원화까지 아시아 통화 가치 평가절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 과정을 짚어보면, 세계 시장에서 유례없는 빠른 속도의 인구감소 등 한국에 주는 교훈이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많은 전문가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한국이 따라가지 않도록, 실질임금 개선, 초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는 등 정부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지난 1990년대 자산 거품 붕괴 이후 부실 채권 문제 등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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