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씨앗은 인공강우로 오래전부터 사용한 기술
전문가들 이번 폭우는 구름씨앗과 연관 없어
컴퓨터 모델링 분석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위
지난 16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의 세계적인 호화도시 두바이에서 하루 사이에 기록적인 강우량을 기록한 가운데 구름 씨앗(인공 강우)에 관한 각종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폭우로 두바이와 인근 국가인 다른 사막 기후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이란 등도 폭우에 피해를 보였다. 또한 최소 20명이 숨지는 등 참사로 기록됐다.
영국의 언론매체 BBC와 각 전문가는 두바이에 휘몰아친 역대급 강우량은 얼마나 이례적인 상황인지, 또 그 원인은 무엇인지 분석에 나섰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UAE) 해안과 밀접한 지역으로, 보통 기후가 매우 건조한 편이다. 이곳의 연평균 강우량은 100mm 미만 수준이지만, 가끔 극심한 폭우가 내리기도 한다.
이번 폭우로 두바이에서 100km 정도 떨어진 도시 알-인에선 지난 24시간 동안 약 256mm의 압도적인 강우량을 보이기도 했다.
아라비아만 지역의 강우 패턴을 연구하는 영국 레딩 대학 소속 기상학자 마틴 암바움 교수는 “두바이 인근 지역은 원래 보통 장기간 비 소식이 없다가, 불규칙적으로 폭우가 쏟아 내리곤 한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번 강우량은 매우 찾기 힘든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번 기록적 폭우 사건의 중심이 되는‘구름 씨앗’은 인공 강우를 의미하고, 구름을 조작해 더욱 많은 비를 내리게 하는 방법을 뜻한다.
해당 기술은 항공기가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작은 입자 물질을 구름에 떨어뜨리면 수증기가 더 일반적인 형태보다 빠르게 응축해 바로 비로 변해 내릴 수 있게 된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세계에서 사용된 기술로, 최근 몇 년 동안 UAE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 강우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한편 홍수가 발생한 지 몇 시간 뒤, 일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사용자들은 최근 두바이에서 진행한 인공 강우 작업으로 인해 급격히 변한 날씨가 발생한 것이라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인공 강우용 비행기는 두바이 상공에서 지난 14, 15일에 운영된 건 사실이나, 홍수가 발생한 16일엔 배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정확한 원인이 인공강우로 낙점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BBC 또한 “정확한 인공 강우 작업 진행 날짜와 관련해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공 강우는 기껏해야 폭풍우에 미미하게 영향을 보였을 것이라며, 인공 강우에 초점을 맞춰 추측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기후 과학을 가르치는 프리데리케 오토 부교수는 “인공 강우가 두바이 상공을 둘러싼 구름을 자극해 비를 촉진했다 하더라도,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애초에 대기가 구름을 발생할 수 있는 수분을 이전보다 더 많이 머금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구름씨앗 즉 인공 강우는 바람, 습도, 먼지 등의 조건이 충족하지 않아 비가 내릴 수 없을 때 보조적으로 시행된다.
그런데 이번 두바이 폭우가 내리기 전 기상 전문가들은 아라비아만 전역에 폭우가 내려 홍수 위험이 크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UAE 소재 칼리파 대학교의 다이애나 프란시스 환경 및 지구 물리학 학과장은 “이번처럼 강렬하고 대규모의 기상 변화가 예측 범위에 들어오면, 인공 강우 작업을 절대로 시행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해당 지역의 강력한 기상 변화(강우)를 촉진할 필요가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공 강우 작업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과정으로 비가 올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BBC 소속 기상학자인 매트 테일러 또한 이번 기록적 폭우는 이미 예보된 현상이었다고 지적에 나섰다. “이번 홍수에 앞서 기상학 컴퓨터 모델링 분석으로도 충분히 이 지역에 24시간 안에 1년 치를 능가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 건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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