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36세에 회장 등극
‘더현대 서울’ 대성공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더현대 서울’은 ‘MZ세대의 성지’라 불릴 만큼 젊은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은 편이다. 다양하게 입점한 브랜드와 식당, 또 ‘인증샷 맛집’으로 소문난 실내 인테리어까지, 더현대 서울만의 트렌디함이 MZ세대를 사로잡았다.
이에 재계는 ‘최연소 회장’ 타이틀을 달았던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의 안목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지선 회장은 1972년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손자이기도 하다.
경복고등학교(66회)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사회학과에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 대학교 ‘스페셜 스튜던트’ 과정을 이수했다. 이건 비학위 과정이기에 엄밀히 말하면 최종 학력이 고졸이다.
1997년, 26살의 나이에 현대백화점 부장으로 입사한다. 기획실장 이사, 기획 관리담당 부사장을 거쳐 입사한 지 6년 만엔 그룹총괄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후계자 경영이 본격화된 것이다.
2007년엔 부친 정몽근 명예회장이 은퇴하면서 그는 회장 자리에 올랐다.
보통 선대 사망 후 이뤄지는 승계와 달리 생존해 있을 때라서, 31살이란 나이에 그룹 총수에 올라서 당시 화제가 됐다. 30대 그룹 총수 중 최연소였다.
그룹 수장이 된 정지선 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그동안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위주의 그룹 구조상 치열한 유통업계에서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 그래서 사촌들의 현대 계열사와 내부 거래에 의존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정 회장은 이러한 구조를 해소하고자 공격적인 인수와 사업 진출에 나섰다.
패션 사업의 경우 한섬,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인수했으며, 가구 부문에서는 현대리바트, 건축자재에서는 한화 L&C를 인수했다.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해 가전제품 렌탈 시장으로 진출했다. 또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설립하며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조업과 고부가 유통업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힌 것이다.
그러다 지난 2021년, 서울 내 단일건물로 가장 규모가 큰 백화점 ‘더현대 서울’을 여의도에 개장한다. 현대백화점이 2015년 판교점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열여섯 번째 점포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이자 그룹의 위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만들겠다는 정지선 회장의 야심이 담긴 매장이기도 했다.
오픈 1년 만에 매출 8,005억원을 기록해 국내 백화점 오픈 매출 기록을 경신하더니 2022년엔 9,509억원으로 매출을 더 끌어올렸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연매출 1조 41억원을 달성하며 한국 백화점 연매출 1조 돌파 역대 최단 기간을 깨트렸다. 이 실적은 한국 백화점 최초로 3대 명품(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미입점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수치였다.
젊은 감각으로 백화점 강자로 자리매김한 정지선 회장은 최근 ‘아트 경영’에 한창이다.
고가의 미술 작품을 백화점에 전시하는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켜 백화점으로 발걸음을 유도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말까지 무역센터점에서 ‘대구국제아트페어(Diaf) 2024 프리뷰 인 서울’을 진행한다. 대구화랑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3대 아트 페어 중 하나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에서 조르주 퐁피두 국립 예술문화센터와 함께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전: 라울 뒤피, 행복의 멜로디’ 전시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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