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이력서 일화… ‘지원동기’란 없는 이유
“어릴 때 목욕탕에서 먹던 바나나우유…”
실제 인사담당자가 전한 팁은?
매년 기업의 채용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온라인을 달구는 일화가 하나 있다.
유제품 전문 기업인 ‘빙그레’에 관한 이야기다.
‘빙그레 이력서에 지원동기가 없는 이유’라는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보통 기업들은 지원자에게 ‘지원동기’를 묻기 마련인데, 왜 빙그레만 지원동기가 없다고 하는 걸까?
글은 “빙그레에서는 이력서 지원동기란을 아예 없앴다”며 “다들 지원동기에 ‘어릴 때 목욕탕에서 먹던 바나나맛우유의 맛을 떠올리며’라는 표현을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두 다 천편일률적인 동기에 지친 사측이 작성란을 없애버렸다는 주장이다. 2014년에 게시된 이 글은 10년이 지나도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럼 진짜 빙그레는 ‘지원동기’란을 삭제했을까?
한때 온라인상에서 열렬한 반응에 빙그레 측은 “실제로 2014년부터 지원동기 문항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다만 진짜 이유는 바나나맛우유 때문이 아니었다. 빙그레는 “해당 일화는 인사담당자들이 면접 시 지원자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자주하는 농담”이라고 해명하면서 “대신 지원자가 어떤 인재인지 설명하고, 어떤 경쟁력을 가졌는지 알려달라는 문항을 넣었다”고 말했다.
변별력 있든 답변을 유도하는 데 한계를 느껴 삭제했단 뜻이다.
물론 실제로 목욕탕과 연관 지은 이야기를 쓰는 지원자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빙그레 인사담당자는 과거 한 잡지 인터뷰를 통해 빙그레 입사 팁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지원자의 강점·능력을 인사담당자들이 잘 평가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차별성 있는 자소서를 작성하게 좋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영업직에 지원할 경우, 타사의 영업방식과 자사의 영업방식을 비교해서 작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트, 편의점 등의 빙그레 영업이 유통 타사와 다른 데, 이를 먼저 캐치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팁을 알린 빙그레는 지난해 10월에도 마케팅, 연구, 생산, 영업분야를 담당한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한편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1976년 6월부터 판매한 빙그레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당시 한국화약그룹(현 한화)의 자회사였던 대일유업은 당시 수입 제한 품목이라 귀했던 과일인 바나나를 넣어 온 국민에게 바나나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영양 간식으로 바나나맛우유를 기획했다.
차별화를 위해 포장 용기도 유리병과 비닐 팩이 아닌 폴리스티렌을 이용했고, 출시되자마자 가공유 판매 1위에 올랐다. 이후 원형 패키지 디자인의 고수는 바나나맛우유의 장기 흥행에 크게 기여했다.
1998년에는 단일제품으로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더니 2018년, 수출 포함 연 2,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바나나맛우유는 빙그레 전체 매출액 20%를 차지하는 대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바나나맛우유는 지난해 11월 1,800원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전년 11월에 1,700원으로 오른 뒤 약 1년 만에 인상이다.
그동안 바나나맛우유는 2013년 9월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오른 뒤 무려 5년 넘게 가격 인상이 없었다. 2018년 1,400원으로 오른 뒤에도 3년이나 가격을 동결했다.
하지만 부자재와 인건비, 물류비, 전기세, 가스비 등이 모두 오르면서 원가 부담 압박이 심해져 결국 가격을 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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