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판결 내렸다” 총선 평가한 북한, 과거 선거엔 어떤 말 했냐면…

북한 노동신문, 총선 언급
“민심의 엄정한 판결” 비판
보수 정당 대통령에 적대심

지난 10일 제22대 총선이 치러진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나서야 북한이 입을 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민심을 받들어라! 윤석열을 탄핵하라’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지난 주말 개최된 윤석열 탄핵 촛불집회를 다루면서 “괴뢰(남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대참패를 안긴 기세로 각계층 군중이 윤석열 탄핵을 위한 대중적인 투쟁에 떨쳐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의 발언과 글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윤석열 패당에 대한 민심의 엄정한 판결”이라는 식의 비판을 쏟아부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정부의 ‘주적’ 표현에 적대심을 드러낸 행동이라 보았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주적은 북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종 9.19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9.19군사합의는 평양에서 치러진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이다.

이에 북한도 “(남조선은) 우리의 불법의 주적”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정부까지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남조선은 우리 주적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2022년 제20대 대선 때는 이틀 만에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고 보도한 적은 있다.

당시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된 사실을 당선인 이름ᄁᆞ지 극작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풀이했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에는 박근혜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간략히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제17대 대선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엔 당선 사실을 일주일 간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이 한국 선거 소식을 상세히 전한 건 2019년 제19대 대선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이틀 차에 조선중앙TV는 “ 이번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이 41%의 득표율로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득표율까지 언급한 건 처음이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 진행’이라는 제목으로 4문장짜리 기사를 발행했다.

후보 시절부터 ‘대북 포용정책의 발전적 계승’을 표명한 문재인정부에 관심을 크게 둔 행동이라 해석됐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총선 패배에 대해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어려운 서민들의 삶을 훨씬 더 세밀하게 챙겨야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며칠 전 발생한 이란의 이스라엘 사태를 언급하며 “중동 정세의 불안정이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이나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 주기 바란다”고 국가 안전 조치 강화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