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몇 없는 재벌 여성 경영인…’한진 조현민’의 복귀 5년 차 성과는?

한진 조현민 사장
조현민표 사업 실적 부진
사업 목적에 광고업 추가

국내 재계에서 재벌가 출신 여성 경영인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삼성가에 이부진·이서현 자매처럼 한진가엔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조현민 자매도 훗날 그룹을 이끌 여성 수장으로 주목받았으나, 갑질 논란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둘 중 조현민만이 논란 이후 일선으로 돌아왔는데, 복귀 5년 차를 맞는 동안 그룹은 얼마나 어떻게 성장했을까?

지난달 한진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진은 연결기준 매출 2조 8,075억 원, 영업이익 1,22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61억 원으로 50%가 줄었다.

주요 사업인 택배업이 매출 1조 3,828억 원을 나타내며 절반을 방어했지만, 택배업 다음으로 비중이 큰 물류사업이 부진했다. 물류 매출은 8,272억 원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건 쿠팡 때문이었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한진에 위탁한 물량을 서서히 줄여갔다. 지난달엔 전량을 회수했다.

특히 조현민 사장이 기획했던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022년 조 사장은 야심차게 준비했던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를 발표하며 1조원대를 투자해 아시아 대표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천명했으나, 눈에 띄는 진전도, 사측의 언급도 전혀 없었다.

지난해 한진이 만든 개인간거래(C2C) 직접구매(직구) 플랫폼 ‘훗타운’도 부진한 성적을 내긴 마찬가지였다. 출시 당일이었던 2023년 3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훗타운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겨우 1,100명 남짓이었다.

마침 그해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경영 승계를 위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점에서 직접 꾸린 플랫폼 사업이 시원치 않은 것.

이에 한진은 내년 매출액와 영업이익 목표를 크게 낮춰 수정하기도 했다.

앞서 한진은 지난 2022년 ‘비전 2025’를 발표하며 내년까지 매출 4조 5,000억 원, 영업이익 2,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최근 매출은 1조원, 영업이익은 250억 원을 낮췄다.

또 얼마 전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관 일부를 변경해 사업 목적에 광고업 및 광고대행업을 추가했다.

앞서 조 사장은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여객 마케팅부 상무로 재직한 바 있어 해당 사업으로 올해는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조현민 사장은 지난 2018년 ‘물컵 갑질’ 사건으로 불리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켰다.

당시 회의 중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사 팀장에게 물을 뿌렸다. 이 사건으로 조현민 사장은 대한항공 전무와 진에어 부사장 등 그룹 내에서 맡았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이듬해에 약 14개월 만에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발령받으며 경영 현장에 복귀했다.

2020년 9월엔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선임됐고, 2021년 1월엔 부사장으로 승진하더니 2022년 다시 사장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