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이하 소형아파트 청약 인기
1인 가구 증가, 전세 사기 영향
소형아파트 지은 이유는?
분양 시장에서 전용 84㎡는 흔히 ‘국민평형’이라고 불린다. 지금까지 분양시장에서 가장 많이 공급됐으며 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던 면적이 바로 84㎡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국민평형보다 청약경쟁률이 높은 면적이 있다고 해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에서 분양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의 1·2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17.94대 1로 집계됐다.
이는 60㎡ 초과 85㎡ 이하 아파트(5.08대 1)보다 3배 이상 높고, 85㎡ 초과 대형 아파트(8.27대 1)보다 2배 이상 높은 경쟁률이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건 매년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형 주택 수요가 늘어난 데다 깡통전세나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나 다세대주택 등 아파트가 아닌 주택의 인기가 시들해져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수는 지난 1월 994만 3,426가구, 2월 998만 1,702가구, 3월 1,002만 1,413가구로 늘어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이는 전체 2,400만 2,008가구의 41.75%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2인 가구와 3인 가구를 합친 995만 209가구보다 많다.
동시에 빌라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 거래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의 비아파트 거래 건수는 1만 8,351건으로 전체 거래량(18만 4,250건)의 9.9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거래 비중인 11.52%보다 1.56%포인트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빌라의 전세 기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건설사는 1인가구 증가 현상을 미리 알고 소형 아파트를 지어놨던 것일까?
부동산업계에선 정부가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도입한 소형평형 의무공급제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전용 40㎡ 이하 평형을 8%로 맞춰야 하는 규제가 있었다. 대형 아파트를 먼저 짓고 최대한 작은 평형을 추가해 의무비율을 유지하다 보니 소형 아파트가 나올 수 있었던 것.
또 건설비 증가 등으로 집값이 비싸지니까 작은 면적을 공급하면 상대적으로 큰 면적보다 절대적 분양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많이 팔린다는 점도 주목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요즘 공급되는 소형 평면은 건설사의 설계 기술의 상향으로 각종 특화설계가 적용된 만큼 공간활용도가 높아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에서 저렴한 10평대 후반 소형 아파트에는 도봉구 쌍문동 경남아파트, 구로구 구로동 메이플라워 멤버스빌, 노원구 중계동 동진아파트 등이 있다.
이 중 경남아파트는 지난 2월 전용 62㎡가 2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1988년 입주한 264세대 아파트로, 방 2개, 화장실 1개 구조다. 인근이 아파트촌이며 바로 옆에 장경초등학교, 백운중학교가 있어 도보 1분의 학세권 단지이다. 도보 12분거리에 쌍문역을 이용할 수 있다.
동진아파트 역시 1988년 준공이며 방 2개에 화장실 1개 구조다. 지난해 8월 17평이 2억 4,000만원에 매매됐다. 인근에 지하철 동북선이 현재 공사 중이기 때문에 조만간 역세권 단지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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