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대형마트 평일로 휴업일 전환
인근 소상공인 설문조사 결과
유동 인구 변화 유의미
지난 1월 열린 다섯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 영업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이 주말에 장 보기가 편해지게 하려고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하는 원칙을 폐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로써 대형마트는 평일에 휴업할 수 있게 됐다.
발표 이후 석 달 가까이 흐른 4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해서 바뀐 점들이 조사됐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변경한 결과, 주변 중·소 슈퍼마켓 등 골목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초구는 지난 1월 28일 서울 자치구 중 처음으로 대형마트 3곳(이마트 양재점, 롯데마트 서초점, 킴스클럽 강남점)의 의무휴업일을 기존 2·4주 차 일요일에서 수요일(킴스클럽은 월요일)로 변경한 곳이다.
이 3곳의 반경 1㎞ 내에 있는 골목상권 소상공인·점주 50명씩 모두 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눈에 띄는 결과로는 유동 인구 변화가 있었다. 유동 인구 변화에 대해서는 늘었다는 답이 38.6%, 줄었다는 반응이 8.6%였다. 51.3%는 큰 차이를 못 느낀다고 답했다. 매출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5.3%가 이전과 같다고, 30%는 매출이 늘었다고 했다.
또 응답자의 41.3%는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긍정적으로 여겼다.
진짜 소비자의 반응은 어떨까? 지역 커뮤니티에선 “요새 마트 누가 가나? 온라인 쇼핑이 대세다”, “마트에는 미끼 상품만 살뿐,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데 무슨 휴일 마트 타령인지”, “저희 어머니는 주말 이틀 영업해서 좋다고 하시네요”, “어차피 평일엔 일하느라 장을 볼 시간이 없어서 저한텐 평일 휴업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등 다양한 의견이 달렸다.
앞서 지난 2012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도입됐다. 통상 주말 매출이 평일보다 높은 만큼 대형마트는 실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또 그동안 취지와 달리 규제 사각에 있는 식자재마트와 온라인몰이 수혜를 입으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돼왔다.
한편 인사혁신처는 최근 “서울 서초구와 동대문구를 포함해 평일 전환을 발표한 부산까지 전국 76개 기초지자체(출점 지자체 중 44%)가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지역 확산을 위해 지자체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며, 의무휴업일 공휴일 원칙을 삭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도 추진하고, 중소상인과 마트 근로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 모두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실제로 의무휴업일 변경이 실현되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앞서 발의된 유통법 개정안은 소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마트 노동자들은 의무휴업 평일 변경은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강우철 위원장은 “의무휴업이 평일로 변경된 마트의 노동자들은 삶의 질이 악화하고 신체적·정신적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에서는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에 반발하는 마트 노동자들이 지난달 중순부터 날마다 아침 부산시청 후문 앞에서 ‘박형준 시장님. 마트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등 글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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