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게 최저시급 이하 시급 건의
노인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
착취 vs 합리적 반응 갈려
국민의힘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노인에게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주자는 건의안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38명의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은 지난 2월 노인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는 내용의 건의안을 발의했다.
같은 최저임금 체계에서 노인은 청년보다 구직이 어려우니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으로 노인 채용을 가능하게 해서 노인 일자리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는 논리다.
이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는 우선 고용주 자영업자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이들이 취재한 자영업자 A씨는 “빨리빨리 해야 되는데 조금 반응 속도가 느리시니까 그런 게 부담되죠. 노인분들이 와서 최저임금보다 덜 받고 일하고 싶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고용하기가 힘들죠”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 노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점심시간에 앞서 길거리에서 식당을 홍보하는 노인 B씨는 의원들의 생각에 반대했다. 그는 “시급을 낮추면 일할 사람 없어요. (시간당) 1만원 밑으로는 안 해요”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도 “늙어서 능력 없으면 돈 덜 받으며 착취당하라는 거네”, “요즘처럼 물가가 급등했는데 최저임금보다 덜 주면 어떡합니까”, “우리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 “최저임금의 뜻 몰라? 최소한의 생활수준은 보장해줘야 하잖아”라며 건의안을 비판했다.
실제로 류기섭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위원 등 노동계는 해외에서도 고령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며, 노인 일자리를 위한다며 최저임금을 낮춘다는 것은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수도권만큼 사람이 없는 곳은 매출이 적을 텐데, 이걸 인건비로 다 쓰면 지역상권 몰락까지 초래한다”, “솔직히 내가 사장이라면 같은 돈 주고 젊은 사람 뽑는다. 오히려 최저임금보다 적게 주는 건 노인 일자리 창출하는 데에 있어 올바른 방법이다”라는 의견을 보인 이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우리 할머니는 돈을 얼마를 받든 일하고 싶어 하신다. 액수가 물론 중요하지만, 노년에게 ‘아직 일할 수 있는 사람’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근 기획재정부 김동일 예산실장은 내년도 노인복지 분야 재정투자와 관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인 전주시니어클럽과 미등록 경로당 망월경로당을 방문했다.
기획재정부 측은 출산 고령화 시대에 노인의 경제·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노인의 전문성과 생애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검토해 향후 2025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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