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네덜란드 총리 접견
‘유일무이’ ASML 본거지 네덜란드
중국과 서방 국가의 ‘반도체 전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7일 인민대회당에서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를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루터 총리에게 “어떤 힘도 중국의 과학 기술 발전을 막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발언은 고급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기계의 세계 유일 제조업체인 ASML의 본거지 네덜란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현재 네덜란드를 포함한 서방 국가와 중국 사이의 ‘반도체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이어 “인위적으로 기술 장벽을 만들고 산업 및 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은 분열과 대결로만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
ASML에 따르면 지난 1월 네덜란드 정부가 일부 리소그래피 기계를 중국으로 선적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는 미국이 자국 기업이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반도체 유형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고 동맹국에게 자체 규정을 제정하도록 압력을 가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ASML은 시장에서의 지배력 때문에 전문가들에 의해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놓고 중국과 서방 사이에 점점 커지는 균열의 전조 역할을 한다는 평을 들어왔다.
시 주석은 루터 총리에게 “중국 인민에게도 발전의 정당한 권리가 있다”며 “네덜란드가 중국과 유럽 간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계속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같은 날 왕웬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제프리 반 레이웬 네덜란드 무역부 장관을 만나 ASML을 언급하지 않은 채 노광기의 ‘정상적인 거래’를 요청했다.
네덜란드의 금지 조치를 앞두고 지난해 중국에 대한 ASML의 고급 칩 제조 도구 판매가 급증했다.
회사에 따르면 2023년 4분기에 중국은 ASML 전체 매출의 39%를 차지했다. 3분기 46%에 비하면 소폭 낮았지만, 1분기 8%에 비하면 5배 가까이 늘었다.
2023년 전체 ASML 수익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2022년 14%에서 두 배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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