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그룹 회장 체포
검찰 출석 요구 꾸준히 무시
부당노동행위, 뇌물 공여 혐의
허영인 SPC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체포당했다. 아픈 사람을 체포한 검찰이 매정해보이기도 하겠지만, 허 회장의 혐의와 태도가 알려지자 여론은 들끓었다.
2일 서울중앙지검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영인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입원 중이던 허 회장은 체포 후 지검으로 압송당했다.
그는 지난달 검찰로부터 세 차례 출석을 요구받았으나 업무 일정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같은 달 25일에는 검찰청에 출석했으나 가슴 통증을 호소해 조사가 중단됐다.
전날에도 입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허영인 회장은 크게 두 가지 혐의를 받는 중이다.
먼저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PB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다.
검찰은 “이런 부당노동행위가 자회사 차원에서만 이뤄진 게 아니라, SPC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뇌물 공여 혐의다.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구속기소된 SPC B 전무와 공모해 검찰 수사관 K씨에게 62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하고 압수수색 영장 청구 사실이 담긴 수사 정보를 넘겨받았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제과 제빵에 관심 많아 직업으로 선택한 많은 사회 초년생에게 너무 혹독한 기업주로 평판이 안좋게 가고 있는줄이나 아나 몰라”, “SPC는 정말 반성 좀 해라”, “빵장사 해서 돈 좀 벌었다고 법 알기를 우습게 하네” 등 허 회장을 나무랐다.
반면 “민주노총 탈퇴는 기업 살리고 나라 살리는 일인데?”, “우리나라는 참 기업하기 힘든 나라네”라며 허 회장을 옹호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이날 SPC그룹의 주가는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온 오전 약세를 보이더니 전날 대비 1.87%포인트 오른 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허영인 회장은 허창성 삼립식품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를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로 키웠다.
지난 2022년 SPL 공장에서 직원 사망사고가 발생해 대국민 사과에 나선 적이 있었다. 이와 함께 재발방지 차원에서 향후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도 또 같은 공장에서 끼임사고로 50대 근로자가 새끼손가락 골절 피해를 입는 등 소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SPC그룹은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선희 대표는 사임했고 황재복 대표는 허영인 회장의 탈퇴 종용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허 회장의 장남 허진수 사장의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 9월 기준 SPC삼립 주식 지분 구조에서 허영인 회장(4.64%)에 이어 허진수 사장이 16.31%, 허희수 부사장이 11.94%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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