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식목일 ‘식수절’
산림 복구에 강한 의지 보이는 김정은
직접 식수하는 모습도 공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사력 증강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보이나 ‘나무 심기’에도 진심이라고 한다. 매년 직접 삽까지 들어가며 챙기는 국가 지정 기념일이 있다고 하는데, 그 뒤에 숨은 의도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우리나라 식목일처럼 북한에도 나무 심는 날이 있다. 3월 2일 ‘식수절’로, 이 시기 북한의 여러 여러 도·시·군들에서 나무 심기를 진행한다. 일반 주민뿐 아니라 북한 고위급 간부들까지 총출동하고, 김정은 위원장도 나선다.
지난 2022년 김 위원장은 평양 화성지구에서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 참가자들과 기념 식수했다, 당시 선글라스를 낀 채 삽질을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은 2년 연속 식수절에 공식 일정에 나오진 않았지만, 나무 심기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평양시의 구역, 군과 공장, 기업소의 일꾼들, 근로자들은 나라의 자연부원을 늘이고 국토의 면모를 일신시키자”고 보도하는가 하면 올해엔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빨리 자라는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특히 노동신문은 이번 식수절에 “해마다 맞는 식수절이지만 올해의 식수절은 다르다”며, “부흥 강국의 새 전기를 펼치기 위한 투쟁에 더욱 힘차게 떨쳐나설 의지를 배가해주는 참으로 의미 깊은 날”이라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 담화를 발표하며 “나라의 산림 실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년 안으로 벌거숭이산들을 모두 수림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과 대기근으로 극심한 산림황폐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북한 지역의 80%가 산림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벌채 등으로 황폐해져 가뭄, 홍수,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한다.
그 이후 김 위원장은 매년 신년사에에 ‘산림복구’를 강조할 정도로 산림복구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5년엔 산림조성사업을 특별히 지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 평양에는 전력이 공급되고 있지만, 아직 대다수 지역은 목재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의 노력에도 여전히 황무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 따르면 북한 산림의 20~30%인 200만~300만 ha가 훼손됐다고 한다.
영국의 위기관리 전문기업 ‘메이플크로포트’가 발표한 ‘산림황폐화 지수’에서 북한이 전 세계 180여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위중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아시아 개발은행과 UN 보고서는 북한의 삼림 비율이 1990년 68%에서 2010년 47%로 20년 만에 급격히 줄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혼자서는 산림조성에 성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북한의 식수절은 원래 4월 6일이었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1946년 3월 2일 평양 모란봉에 올라 산림조성 구상을 제시한 것을 기념해 지난 1999년에 3월 2일로 변경했다.
식수절에 북한주민은 나무 심기와 산림 보호 활동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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