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하이브에 풋옵션 행사
1천억원대 현금 확보
최근 활발한 투자 활동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창업주인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보유하던 주식을 하이브에 1000억원대에 팔기로 결정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이수만은 하이브에 풋옵션을 행사해 104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풋옵션이란 시장가격에 관계없이 특정 상품을 특정시점 특정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840억원대 평가손실을 떠앉게 됐다.
이씨가 왜 풋옵션을 행사했는지엔 알려진 바 없다.
한때 SM의 수장이던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하이브에 풋옵션을 행사하기까지 꽤 많은 일들이 벌어졌었다.
지난해 2월 당시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미래 비전을 발표하면서 이수만의 퇴진을 고식화했다. 이를 계기로 SM과 카카오, 이수만과 하이브로 편이 나뉘어 SM 경영권을 놓고 싸웠다. 약 한달간 이어진 갈등은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을 협력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이수만의 권유로 SM 지분 14.8%를 4228억원(주당 12만원)에 인수했다. 이와 함께 이수만이 가진 잔여 지분에 대해서도 풋옵션 권리를 줬다.
이수만은 이번에 1천억원대 현금을 확보해 웃을 수 있지만, 정작 SM과 카카오는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카카오는 SM 최대주주로 등극했으나,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의혹을 받았다.
당시 배재현 카카오 CIO(최고투자책임자)가 친분 관계가 있던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SM 주식을 대량 매입하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경쟁사 하이브의 인수전을 방해했다는 의혹이다. 배 CIO는 이 혐의로 얼마 전 구속됐다.
카카오의 사법리스크에 “카카오가 곧 SM엔터를 매각한다”는 설도 나돌았다.
이에 SM은 지난달 초 “카카오의 2024년 1월 29일자 공시를 통하여 매각설은 사실이 아님이 공시되었다”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과 함께 공동 성장을 추구하고 상호 시너지를 내기 위한 긴밀한 사업협력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수만은 최근 다양한 사업에 투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엔 차세대 비만 신약 후보 물질 ‘PG 102’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회사 프로젠의 지분 7.23%(137만 8447주) 보유했다고 전해졌다. 당시 이씨의 지분 가치는 36억 원이었다.
앞서 무인 이동체 자율군집제어 기업 파블로항공에 투자하기도 했으며, 블루밍 그레이스를 통해서는 ‘나무 심기’ 등 ESG 사회 기여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프로듀서 활동도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엔 중국 베이징에서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수만의 최측근이자 그가 설립한 홍콩법인 CTP(CT 플래닝 리미티드) 김한구 대표도 그와 동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1월엔 서울동부지법은 이수만이 SM엔터를 상대로 제기한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사회 의사록 전체의 열람 등사를 청구한다는 것만으로 부당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고,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위 열람 등사가 정당한 목적을 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허락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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