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청년 백수의 고찰글
‘구직포기는 자기파괴’
실제 ‘쉬었음’ 인구 수는?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니트(NEET)족’이 고용시장에서 증가 추세에 있다.
이 상황에서 어느 청년 백수가 ‘구직포기는 자기파괴’라며 위험성을 뼈저리게 경고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직 포기 상태가 길어지면…’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구직 포기 상태를 겪었다는 작성자 A씨는 “구직 포기, 이 상태가 진짜 위험하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구직포기를 하게 되면 사실상 머리만 커진 중고등학생이나 다름없다”며 “일단 수익이라는 게 없고 부모에게 받는 용돈이 전부다”고 짚었다.
이어 “부모가 자식이 밥은 먹고 다녀야 하니 월 30만 원 정도는 준다”며 “직장인 기준 정말 적은 돈임에도 구직포기 상태를 오래 하다 보면 그 돈으로 사는 데 적응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저렴한 음식 찾아 먹고, 다니는 곳이라 봐야 PC이니 이 금액으로 생존이 가능하다는 거다.
구직포기 상태가 되면 친구도 안 만나게 된다.
그는 “나는 어제 ‘배달의 민족’ 할인쿠폰을 받아 치킨을 9000원에 포장해다 먹은 게 최대 자랑거리다”며 “그런데 친구는 직장생활 어쩌고 주식이 어쩌고 하니 만나도 대화도 안 되고 쪽팔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소통 창구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좁혀진다.
A씨는 “그래도 인간은 외로움을 타기 마련이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기어들어 와서 본인은 취직도 못 했으면서 중소기업 깎아내리고 ‘구직 포기자가 60만명이다’고 떠든다”며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은 거다”고 분석했다.
또한 “맨날 커뮤니티 활동만 하면서 ‘누군 딸배(배달기사를 비하하는 말)로 1억 번다더라, 누군 코인해서 슈퍼카를 샀더라’는 식의 카더라만 들으니 중소기업에서 200~300만원 받는 인생 보면 한심해 보인다”며 “정작 자기는 수익은 1도 없는 잉여 인간인데 취업연계센터에서 알선해주는 직장은 쳐다도 안 보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구직포기가 오래되면 현실감각이 박살 나 버려서 대인관계도 못 하고 현실부정단계가 돼 버린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자아를 만들어내면서 분탕이나 치게 된다”며 “이걸 벗어나는 게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마다 경험담을 말하며 공감을 나타났다.
이들은 “나도 백수 생활 반년 안 되게 해봤는데 시간 감각부터 없어짐”, “1년 쉬어서 안다. 장기 백수의 문제는 본인 주제 파악이 안 된다는 점”,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서 합리화만 하게 되더라. 우울감에 빠지는 것보다 더 무서웠음”이라 말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래도 작성자는 위기를 느꼈으니 장기 백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거다”, “쿠팡 물류센터, 공사장 일꾼이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한다”, “하다 못해 1시간 운동이라도 나가야지”, “일단 뭐라도 시작해야 해” 등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로 장기 백수의 존재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이달 전체 ‘쉬었음’ 인구는 254만 60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30대에서만 ‘쉬었음’ 인구(30만4000명)가 전년 동기 대비 2만1000명(7.6%) 증가했다
1월 구직단념자는 39만8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만1000명(2.8%) 늘었다.
구직단념자란 지난 1년간 구직 경험이 있지만, 노동시장 상황 때문에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다. 전공·경력·임금 등에 맞는 적당한 일거리가 없었거나, 구직활동 과정에서 원하는 일자리를 못 찾았거나, 교육·경험 등 자격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이들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니트 증가·장기화는 청년 재능·잠재력 사장, 부모 세대 부담 가중, 사회적 비용 유발, 노동투입량 감소 등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