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 관리처분계획 인가
2천가구 이상 대단지로 탈바꿈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 일대 ‘백사마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노원구는 최근 백사마을의 주택재개발사업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2009년 5월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지 약 15년 만이다. 그동안 사업시행자의 사업 포기, 개발방식, 사업비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이곳은 최고 20층 높이, 총 2437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현재 기존 가구 중 85%는 이주를 마친 상태다. 노원구는 올해 안에 주민 이주를 마무리하며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5년 공사를 시작해 2028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시공사는 GS건설로 선정됐다.
왕십리까지 20분대에 갈 수 있는 경전철 동북선 개발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불암산 자락에 있어 자연친화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고 서울 3대 학원가로 꼽히는 은행사거리와 도보로 15분 거리라는 강점이 있다.
기존 골목·계단길·마을 지형 등은 일부 보존되며 역사를 기록하는 마을전시관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지난 2019년 서울시는 “백사마을 원주민 마을공동체가 품은 각종 기억과 생활유산들이 소실되기 전 이를 기록하고 수집하기로 했다”며 조기 이주하는 일부 세대들을 대상으로 연탄화로와 곰방대 등 백사마을 원주민들의 서민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생활유산들을 수집했다.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활사 조사도 진행했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용산과 청계천, 안암동 일대 서울 도심 개발에 밀려난 사람들이 정착하며 형성됐다. 1971년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면서 주거 여건이 열악해졌다.
1993년이 되어서야 토지주들이 개발추진위원회를 꾸리며 재개발 논의를 시작했지만, 오랜 지연으로 동네는 더욱 노후화됐다. 주민들의 보증금은 수준은 100만원에 월세 20만원 정도였다.
한 주민은 40여년 전을 회상하며 “과거에는 물과 불이 없고 아무것도 없는 산비탈에 천막 하나씩 주고 한 천막에서 일곱 세대도 들어가서 살았다”고 회상했다.
한파와 폭염에 가장 취약한 동네였다. 특히 추위에 약했기 때문에 정치 인사부터 일반 봉사단체까지 ‘연탄 봉사’ 활동의 주무대이기도 했다.
백사마을 자원봉사자들은 “옛날엔 ‘이웃 숟가락 개수까지 안다’고 할 정도로 백사마을 사람들은 서로 친했다. 다정하게 살던 분들이 흩어지니까 그게 정말 아쉽다”며 재개발에 대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한편 또 다른 대표 달동네였던 강남구 구룡마을도 재개발에 들어갔지만, 원주민과 토지주의 갈등, 토지보상 문제로 오랜 시간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 2020년 서울시는 구룡마을에 최고 35층 주상복합 974가구, 최고 20층 아파트 1864가구 등 총 2838가구의 주택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의 실시계획을 인가했지만, 현재는 용적률을 높여 3600가구 넘는 대단지를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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