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부동산 PF 연체율 높아
잠재리스크 현실화 우려
한국은행이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라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전국 주택 거래량 감소에 주택 매매가격이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주체들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약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아파트 매도 물량과 더불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등이 향후 주택가격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올해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 신규주택 공급 물량 감소 등의 상방 요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월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전월보다 5000호 높은 4만 3000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바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 부진은 부동산 PF 대출 및 이에 기반한 유동화증권의 부실화를 통해 관련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과 유동성이 앞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이 수익성 제고와 사업 다각화 노력의 하나로 PF 대출을 대폭 늘려온 점을 들어 관련 대출 부실화 및 충당금 적립 확대가 향후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건설업 및 부동산업 기업에 대한 연체율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한국은행은 관련 잠재 리스크에 대해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부동산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판단했다.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가계의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되면서 가계 채무상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분양 및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고금리의 지속, 공사비 상승 등의 비용 부담 증대로 건설업 및 부동산업의 재무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가계의 자금조달이 주로 부동산을 담보로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주택가격 하락이 향후 벌어진다면 상환능력이 없는 주담대 차주 등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런 부정적인 진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등으로 올해의 금융 여건은 점차 완화되어 안정기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 복원력이 양호한 수준을 지속해서 끌고 가고 있는 만큼 개별 부문의 시장 불안이 전반의 불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주의할 점은 부동산 PF 부실화, 취약 차주의 신용 위험 등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금융 부문의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은행 측은 “주택시장 부진의 영향을 면밀히 살펴, 중장기적 시계에서 누적된 불안 요인을 경감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밝힌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가계대출 여건을 종합적으로 볼 때 금융권 가계대출이 당분간 낮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11조 5,000억 원 증가했고 연간 증가율이 0.7%에 그쳤는데, 2022년을 제외한 관련 집계 통계를 살펴보았을 때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융 여건이 완화된다면 주택시장 회복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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