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충장로 배라 폐업
프렌차이즈 업계 문 닫아
충장로, 상가 임대료 반값

‘호남의 명동’으로 불리던 광주 충장로에 자리 잡고 있던 배스킨라빈스, 스타벅스 등 많은 상가들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이 많이 쇠락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의 대표 상권이 무너지자, 이들은 충장로 상가 임대료 반값 정책을 내세우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광주 충장로의 한 옷 가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충장로 배라도 사라졌다’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되었다. 해당 영상은 업로드 날로부터 최근까지 약 2주 간 74만 회의 조회수와 4,282개의 좋아요 수를 보이며 큰 관심을 받았다.
앞서 광주 충장로는 호남 지역의 첫 배스킨라빈스 직영점이 개업했던 지역이다. 지난 1999년 충장로 우체국 인근에 문을 열었던 배스킨라빈스 직영점은 2006년 폐점했으며, 같은 해 황금동 102번지에 다시 직영점이 들어오면서 지금의 배스킨라빈스 광주황금점이 시작된 것이다.

해당 직영점은 충장로 중심 사거리에 자리 잡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배라 사거리’라 칭해지기도 했다. 오랜 기간 충장로의 터줏대감 역할을 했던 배스킨라빈스 광주 황금점은 건물 1, 2층을 모두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직영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를 거친 지난 2021년에 가맹점으로 변경되면서 건물 1층으로 규모가 감소했다. 결국 지난 2월 17일에는 폐점하면서 충장로의 터줏대감은 사라졌다. 해당 지점 폐점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하락과 점주의 건강 악화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충장로 근처의 한 공인중개사는 “공실 없이 계속 유지되던 건물들은 임대료를 낮춘 폭이 작고 공실 기간이 길었던 건물들은 50~60%까지 인하한 적도 있다”라며 “임대료는 코로나 전하고 비교했을 때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신규 입점보다는 이전이 많아 실질적으로 공실률에 큰 변화는 없다”라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충장로·금남로 일원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31.02%였던 1분기에서 4분기 24.36%를 기록하며 6.66%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지난해 2분기 16.09%에서 3분기 15.26%, 4분기 11.2%로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광주 동구 충장로 인근 상권의 쇠락은 지난 2005년 전남도청이 전남 무안으로 이전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이들은 도심 공동화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으며, 첨단·상무·수완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잇따라 개발되어 이곳을 찾던 유동 인구가 많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충장로 인근 상권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에 현재 상권이 좋은 지역에 위치한 상가들조차 권리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건물주는 공실을 줄이기 위해 임대료를 낮추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 외에 충장로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왔던 프렌차이즈 업계들도 영업 종료를 면치 못했다.

커피전문점인 커피빈 광주문화전당역점은 지난해 11월을 끝으로 폐업하였으며, 해당 지점은 유동 인구 감소와 경기침체 속 저가 커피의 공세를 견디지 못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안유성 명장이 운영하던 가매 초밥 또한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지난해 3월 폐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매장이 있던 상가는 현재까지 공실로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22년에는 장사가 잘되기로 유명한 스타벅스 광주 충장로점도 10여 년 만에 영업을 종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의 중심 상권인 충장로가 무너지자, 광주시와 광주 동구는 12일 충장로 갤러리존에서 충장로 1·2·3가 활성화를 위한 반값 임대료 상생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날 해당 협약에는 충장로 1·2·3가 25개 공실 점포의 건물주 23명 등이 참석하여 충장로 상권 살리기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협약의 내용에 따르면 충장로 건물주들은 공실 상가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40~50% 인하된 가격으로 공급하며 최소 2년간 운영을 보장한다. 최근 광주 동구와 상인회 등은 충장로 활성화를 위해 1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한 ‘충장 상권 르네상스’ 사업과 대대적인 임대료 인하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활성화 정책이 상권을 살리기에 역부족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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