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국내 유통업계 강세
알리바바그룹 산하 플랫폼
창업주 마윈의 근황은?
지난해 3월,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천만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앞세워 1천억원을 마케팅 및 물류에 투자했다. 그로부터 1년 뒤, 알리는 국내 시장에서 ‘신흥강자’로 부상했다.
최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발표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에 따르면 1위 쿠팡에 이어 알리익스프레스가 2위를 차지했다. 알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한국인 수는 지난해 2월 355만명이었는데, 지난달 818만명으로 130% 늘어났다.
알리의 인기는 ‘초저가’에서 비롯됐다. 국내 유통 쇼핑몰에 비해 최대 10분의 1정도 되는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경기 부진, 고물가와 맞물려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으로 물량공세를 펼치는 알리로 눈을 돌린 것이다.
여기에 알리는 최근 한국 브랜드 전문관인 ‘K베뉴’를 오픈하고 CJ제일제당,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 유한킴벌리 등 국내 유명 브랜드와 손잡았다. 이들에게 당분간 입점 수수료와 판매수수료를 면제하는 파격적인 조건도 쥐여줬다.
향후 국내 시장에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도 전해져 유통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초저가는 이득이지만, 이대로 가면 한국 시장에 중국에 잠식당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알리익스프레스의 기원에도 관심이 쏠렸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 항저우 알리바바광고유한회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해외판매 전문으로, 국제법에 따라 중국과 교역이 가능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서비스를 운영한다. 중국 기업이지만 철저히 중국 외 이용에 맞춰졌다.
알리바바그룹은 1999년 6월 마윈이 설립한 회사다. 마윈은 동료 17명과 함께 9000만원을 들여 중국 공장에서 나온 물건을 해외에 판매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도·소매 전자상거래 사업에 성공하자 마윈은 핀테크 분야의 전자 결제 서비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분야의 클라우드 컴퓨팅 등 IT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현금 없는 QR코드 전자 결제,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유통 전략, 데이터 테크놀로지 시대 개막 선언 등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 비전과 경영 전략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중국을 너머 전 세계 IT기술을 선도하는 사업가에 등극했다. 2022년 기준 마윈의 자산은 1800억 위안, 한화 약 32조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2013년 CEO에서 물러나 회장직만 맡고 있다가 2019년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후 알리바바그룹 명예회장으로 직위를 옮겼다.
그러던 지난 2020년 10월, 마윈은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 연설에서 중국 정부의 규제 시스템을 비판했다. 당시 연설에서 그는 “오늘날의 금융 시스템은 산업 시대의 유산이다. 우리는 다음 세대와 젊은이들을 위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현재의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설 직후 중국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가 확실했던 알리바바그룹의 금융 부문 자회사 앤트의 기업공개(IPO)를 중단시켰고, 알리바바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벌여 벌금을 부과했다. 이 시점으로 마윈은 2021년 1월까지 종적을 감췄다.
그러다 그해 5월 알리바바 연례행사에 참석해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지난해 앤트의 지배권을 상실했다. 홍콩대 경영대학의 명예교수로 초빙되어 금융, 농업, 기업 혁신 분야 연구 수행에 집중하고 있다.
교육자로서의 모습은 여기저기서 포착됐다. 지난해 6월 마윈은 일본 도쿄대가 주최한 ‘혁신과 기업가 정신’ 세미나에서 특별연사로 2시간 동안 강연했다. 같은달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알리바바 글로벌 수학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렇게 교육에 매진하는 듯했으나 마윈이 지난해 4분기에 5000만달러(약 669억원) 상당의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월 23일, 마윈의 주식 매입이 알려지자 이날 알리바바의 주가는 뉴욕거래소에서 장중 8.6%까지 올랐다가 7.8%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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