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18년 만에 회장 승진
“강한 리더십 필요해”
신세계그룹이 이르면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용진 부회장이 2006년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 부임한 지 18년 만에 회장직을 맡게 된 것이다. 신세계 그룹의 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신세계건설의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분석이 계속되자 회장으로서 그룹 전면에 나서 위기를 타개하는 책임경영을 선보일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7일 신세계 그룹이 정용진 부회장의 회장 승진 내용이 담긴 그룹 수뇌부 인사를 8일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용진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대신 그룹의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 그룹 총수의 역할을 계속할 예정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은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1968년 정재은과 이명희의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후지쓰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후 신세계 전략기획실에 입사해 신세계 백화점 기획조정실 상무,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회장을 거쳐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마트 대표이사 부회장을 거쳤다.
정용진 부회장은 평소 SNS를 즐겨하는 재벌답지 않은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마트에 기습적으로 방문해 “이마트에서 쇼핑 중 어디 이마트인지는 안 알려드림”과 같은 SNS를 올리기도 했다.
정용진은 유튜브에 출연해 이마트 기습방문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정용진이 등장하면 15분 안에 점장들이 달려온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람들은 재벌답지 않은 행보를 보이는 그를 친근하게 여겨 ‘용진이 형’ 등의 이름으로 부른다.
보이지 않는 경영을 하고 있다고 알려진 정용진 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그룹 사장은 백화점 부문 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의 매출액은 29조 477억 원이며 신세계의 매출액은 6조 3,571억 원이다.
매출액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신세계 그룹의 핵심은 이마트이다. 이명희 회장이 이미 80세를 넘어선 점이나 정용진 회장이 50대 중반의 나이를 지닌 만큼 다른 그룹사들처럼 회장직을 맡을 시기가 됐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최근 신세계그룹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용진 회장의 승진에 힘이 실리게 됐다.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이마트가 지난해 처음으로 469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이마트 자회사로 알려진 신세계 건설이 1,878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이 그룹에 위기로 작용했다. 이마트 자체 이익만 따져도 2018년 4,893억 원에서 5년 새 60% 급감해 지난해 1,88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총매출액을 합해도 2022년 37조 1,452억 원에서 1조 원 이상 줄어든 지난해 35조 8,293억 원으로 추계했다.
온라인 유통 시장을 쿠팡이 장악하면서 사실상 국내 유통 시장에서 이마트의 입지는 줄어 들었다. 이에 신세계는 지난해 9월부터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체 최고경영자의 40%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11월에는 그룹 경영전략실장을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로 교체하는 등의 쇄신 방안을 진행해 왔다.
정용진 부회장도 수익성 강화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그는 올해 초 신세계 그룹 신년사에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한다.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명제를 다시 한번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하며 수익성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호텔과 레저사업부를 신세계 조선으로 일원화하고 애완동물 용품 판매 전문 매장 몰리스 사업부를 폐지했다. 몰리스 사업부는 패션·테넌트사업부에 통합됐다. 사업에 관한 구조조정을 벌이면서 지난해 기록한 적자에 대해 쇄신할 것으로 보였다.
오는 2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신세계그룹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다. 총회에서 박주형 신세계 부사장과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달 2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총회에선 박주형 신세계 부사장과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각각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오는 28일 이마트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그룹은 이런 위기를 이겨낼 방법에 정용진을 택했다. 다른 차원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통시장의 판도를 뒤집은 중국계 이커머스 공세 속에 이마트가 실적 부진을 겪자 어느 때보다 이마트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용진은 이에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에 대해 구상해 사업 추진을 사업 추진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회장은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개편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 만큼 이번 신세계의 위기를 적극적으로 대처해 극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용진 회장의 부임이 신세계 그룹 전반적인 개편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 정용진 회장이 SNS에 기사를 캡처해 ‘너나 잘하세요’라고 올린 글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정용진 회장이 기사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올린 글이라고 판단되는데 기사의 제목이 ‘정용진 부회장, 한가한 SNS 즐길 때 아니다’였다. 정용진 회장은 이번 회장 부임으로 자기 말을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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