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교촌치킨 1호점
지역 관광 명소로 탈바꿈 협약
10평 남짓 가게에서 업계 1위로 성장
국내 치킨업계 1위 교촌치킨은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경북 구미시의 작은 매장에서 시작됐다. ‘성지’라 불리는 이 매장이 최근 관광지로 변신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지난달 구미시는 교촌에프앤비㈜와 교촌치킨 1호점인 ‘교촌통닭’을 테마로 한 지역 명소화 프로젝트, 지역 사업 활성화 협력 등을 내용으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구미시는 총 18억 원을 투입해 구미 시외버스터미널 사거리에서 교촌통닭까지 300m 구간에 공공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안내 표지판, 조형물, 벽화, 포토존, 미디어월 등을 조성한다.
공공디자인과 거리에 1991년부터 시작된 교촌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스토리를 입힐 예정이며, 오는 9월 론칭을 목표로 한다.
교촌치킨은 1991년 3월 13일 구미 송정동의 33㎡ 남짓한 작은 통닭가게로 시작됐다.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노점상, 택시운전기사 등을 전전하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교촌통닭이었다.
권 회장은 당시 후라이드와 양념메뉴밖에 없던 시장에 간장치킨이란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가 재래시장에서 맛본 간장소스에 착안해 끈적거림이 덜하고 맛이 깔끔한 교촌 고유의 마늘간장소스를 개발했고, 이는 곧 교촌치킨의 대명사가 됐다.
1990년대 국내 닭고기 시장은 간혹 수급 불안정으로 공급량이 부족한 파동이 오곤 했다. 한번은 공급받던 1kg짜리 생닭이 부족해 500g짜리만 들어왔다.
‘정직이 최고의 상술이다’란 신조를 가진 권 회장은 500g짜리 두 마리를 튀겨서 1kg 무게를 맞춰 판매했다. 그러다 보니 교촌통닭을 시키면 닭다리 4개, 닭날개 4개가 포함됐다. 에 다리와 날개 2개씩은 따로 빼내 냉장고에 보관했다.
남은 다리와 날개는 지인들이 가게를 찾아올 때 따로 튀겨 대접하곤 했다. 권 회장은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부위별 판매를 시작했다. 부분육 판매는 빅히트를 쳤고, 교촌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대구경북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교촌은 2000년대 들어 수도권에 진출한 뒤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며 전국으로 확장했다.
현재 교촌치킨의 가맹점 수는 1,300여 곳으로 2003년 이후 30% 정도 증가한 반면 매출은 2003년 811억 원에서 2022년 5,0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6배 이상 늘었다. 가맹점당 매출도 평균 7억 4,000만 원으로 업계 중 가장 높다.
2020년 11월엔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직상장했다. 다만 최근 교촌에프앤비의 주가는 8천원대로, 2년 전 1만 5천원대 대비 반토막 난 상태다.
교촌은 신성장 동력 확보, 해외시장 공략, 가맹사업 확장 및 상권 맞춤형 매장 개발 등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얼마 전 교촌의 실적이 부진했다.
교촌에프앤비는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450억 원, 영업이익 249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2022년보다 매출은 14.0%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81.9% 늘었다. 지난해 순이익은 128억 원이다. 2022년보다 158.6% 증가했다.
매장 수 확대와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에도 소비자 수요가 줄어든 탓에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직영 매장을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재정비한 탓에 글로벌 매출도 소폭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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