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1945
‘경영권 탈취’ 대화 확보
뉴진스 팬 트럭 시위 시작
유명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모회사 하이브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가 25일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영권을 탈취하는 계획이 수립됐다는 물증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어도어의 주요 경영진들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하이브는 감사를 통해 드러난 문건 중 ‘프로젝트 1945’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1945’는 일제에서 해방된 1945년을 차용한 이름으로 하이브에서 탈출해 독립하려는 민 대표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해석된다.
프로젝트 1945는 지난달부터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문서에는 고소·고발, 민사소송, 여론전 등의 소제목으로 민희진 대표와 주요 경영진들이 세운 ‘탈출 계획’이 세부적으로 나뉘어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어도어의 신동훈 부대표의 이메일에서 확보했다. 하이브는 실제로 어도어 내부의 노트북을 수거해 조사에 들어갔는데, 신동훈 부대표가 쓰던 노트북에서 이런 문건이 발견된 것이다.
아직 민희진 대표는 노트북을 반납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또한 하이브가 노트북 포렌식 과정서 발견된 어도어 신동훈 부대표의 개인 SNS 메시지도 감사에 들어가며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신동훈 부대표가 어도어 임원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된 것인데, 하이브가 밝힌 바에 따르면 민희진 대표가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희진의 지시에 따라 임원진들 사이에서는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을 무효로 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 됐으며,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포렌식을 통해 확인된 대화 중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와 같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담겨 있어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의 주요 이사진들이 ‘경영권 탈취’ 의혹을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하이브의 조사 결과 감사 대상자로부터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는 표현은 어도어 대표이사가 한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이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영권 탈취 논쟁의 승기는 하이브 측이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브의 주장에 대해 어도어의 신동훈 부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인적인 글일 뿐이다, 민희진 대표를 비롯해 어도어의 다른 경영진과 논의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는데, 하이브가 공개한 자료에 따라 그 주장이 거짓으로 판단됐다.
논란의 중심이 된 어도어는 지난 2021년 11월 하이브(옛 빅히트)의 종속회사인 쏘스뮤직에서 물적분할한 회사로, 기존에 있던 회사를 인수한 게 아니고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의 능력을 신임한 결과 자본금을 투자해 처음 세운 레이블로 확인됐다.
어도어 설립 당시 어도어가 보유한 자본금은 1억 원 규모였으나, 하이브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161원으로 확대되며 사업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 측이 어도어 설립 초기 하이브 CFO와 글로벌전략팀장을 어도어의 사내이사로 합류시켜 재무와 글로벌 사업을 각각 지원하는 등 도움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믿었던 민희진 대표에게 뒤통수를 맞은 하이브는 수집된 자료들을 근거로 업무상 배임 등을 이유로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 앞에 뉴진스의 일부 팬들이 트럭 시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진스 팬 중 일부가 하이브 용산 사옥 앞에“버니즈(공식 팬덤 명)는 하이브 소속 뉴진스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기재된 트럭을 세우며 민희진 측을 향해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민희진은 타 아티스트 비방을 즉시 멈춰라’, ‘민희진은 더 이상 뉴진스와 가족을 이용하지 말라’ 등 민희진 대표를 향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팬들의 발길이 줄줄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의 한 관계자는 향후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심리적, 정서적 케어와 성공적인 컴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자사의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전했다.
하이브의 수장 박지원 대표는 “멀티 레이블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려 팬들과 아티스트 그리고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심심한 사과를 전하며 “사건이 일단락된 만큼, K팝의 소중한 자산인 아티스트들의 심리 치유와 정서적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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