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양절’ 언급 빈도 줄어
김일성 생일로 최대 명절
김정은 체제 위상 높이기 시도
북한은 매년 4월 15일을 전후로 성대한 행사를 연다. 김일성의 생일을 기념하는 날로, ‘태양절’이라 불리며 ‘백두혈통’ 정당화에 힘쓰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날이 올해엔 북한에서 언급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기념일 이름도 바뀌었다고 한다. 김정은은 무슨 속셈인걸까?
통일부 등 북한 전문기관에 따르면 올해 들어 ‘태양절’이라는 말이 북한 국영 매체에서 사용 빈도가 줄었다.
지난 2월 17일 노동신문 기사에서 언급된 것을 마지막으로 태양절 전날까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태양절’이라 부르긴 하지만, 생일 당일에도 노동신문 1면 사설엔 ‘태양절’ 표현이 없었다고 한다.
대신 매체들은 ‘4월의 봄 명절’, ‘4·15’ 등 호칭을 사용했다.
이에 통일부는 “김일성 생일을 맞아 진행된 의도적 정황을 보면 이 이름이 4.15로 잠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에 대한 우상화 수위를 낮추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의도적으로 선대 언급을 피해 자신의 권위를 높이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에 대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혁명 사상은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혁명사상의 전면적 계승이고 새로운 높은 단계로의 심화 발전”이라고 찬양했다.
또 지난해 말 김정일이 세운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의 철거를 지시하기도 했다.
태양절 공식 일정인 참배마저 생략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태양절에 이어 올해 태양절에도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엔 참배 대신 딸 김주애와 함께 내각, 국방성 직원들의 축구경기를 관람했다.
북한 노동당 간부들만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이 있는 평양 만수대언덕을 찾아가 일제히 참배했다.
이마저 노동신문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다.
다만 통일부는 “북한이 태양절 용어 사용을 자제한 기간이 두 달에 불과하므로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려면 내년 김정일 생일 이후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태양절은 북한에서 다른 명정들보다 매우 중요한 명절로 취급받고 있다.
조선인민군에게는 귀한 고기 반찬이, 인민들에겐 하사품이 지급되는 날로 알려졌다.
김일성 생전에는 각종 식료품이 풍족하게 지급됐는데, 김정일 집권 이후 술과 떡이 제공된다고 한다.
태양절 전후로 김일성화 축제, 만경대상국제마라톤대회[6], 국가산업미술전람회, 전국무도선수권대회, 불꽃놀이, 연회 등 다양한 문화 축제가 열린다.
2대 김정일의 생일 2월 16일은 광명성절로 불리며, 태양절과 마찬가지로 북한 최대의 명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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