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오빠 구본성 전 회장 상대 경영권 획
다른 자매와 손잡고 배당금 결정
대기업에선 보통 경영권을 두고 남자 형제간의 갈등이 치열하다. 삼성 이병철의 두 아들 이건희와 이맹희가, 롯데 신격호의 두 아들 신동주와 신동빈의 권력 투쟁이 대표적이다.
여자 형제들은 경영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허다해 이러한 갈등 사례는 적은 편인데, 범LG가의 한 여성 구성원은 오빠를 누르고 체제를 굳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바로 아워홈의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 사이의 ‘남매 전쟁’이다.
구자학 선대회장 사망 6년 전인 지난 2016년, 장자가 승계받는 범LG가의 전통대로 구본성 전 부회장은 경영 수업 중이던 구지은 부회장을 밀어내고 대표에 올랐다. 당시 구지은 부회장은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고 있었다.
그러나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 혐의라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뒤 재판에 넘겨져 2021년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이 확정됐다.
이에 구지은 부회장은 다른 자매인 구명진, 구미현 씨와 합세해 구본성 전 부회장을 해임하고 대표이사로 돌아왔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복수에 나섰다.
이전에도 구 전 부회장은 이사 및 감사의 해임과 선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며 구 부회장의 자리를 위협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또 지난해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총액으로 약 3,000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구지은 부회장과 두 자매는 약 59%에 달하는 지분율을 앞세워 구 부회장이 제시한 30억원 배당금 산정 안건을 통과시켰다.
압도적인 배당금 전쟁 패배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구 전 부회장은 지난 1월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사내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했다.
다만 올해 주주총회에선 구 전 부회장이 별다른 안건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한편 아워홈은 2000년 1월 당시 LG유통(현 GS리테일) 식품서비스부문이 분리 독립하면서 설립한 대한민국의 식품 회사다. 사보텐, 타코벨 등의 요식업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주력 사업은 식자재 유통 및 단체 급식이다. 1984년 전신인 희성산업이 식재 공급 사업에 뛰어든 것을 시초로 보고 있으며, 1987년 LG 트윈타워 사원식당 운영을 맡으면서 급식 사업을 시작했다.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의 국내 주요 식자재 유통기업 관심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워홈이 소비자 호감도에서 1위를 기록했다.
구자학 아워홈 선대회장의 1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구지은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사관리학 석사를 마쳤다.
2004년 아워홈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입사하며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
최근 아워홈 2024년 대졸공채 신입사원 사령장 수역식에 나타는 구 부회장은 신입사원들에게 “사업부별로 현업에 배치되어서도 신입사원의 열정과 패기를 바탕으로 적극 소통해 ‘글로벌 아워홈’을 위한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주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