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선수 한광성
북한의 유일무이한 축구 인재
3년 행방불명 후 대표팀 합류
북한 축구대표팀은 지난 19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위해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이 일정은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측 대표팀인 ‘북한 호날두’로 불렸던 한광성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려 3년간의 실종 의혹에 시달렸던 사람이었다.
1998년생 한광성은 이탈리아 세리에 A 최초의 북한 선수이자 최초의 북한 국적 득점자다. 2015년 가디언 선정 차세대 축구 선수 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빠른 스피드에 탁월한 발재간,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 등 여러 부분에서 호날두의 플레이스타일과 닮아 ‘북한 호날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0대 유망주 시절, 북한의 인재 계획의 일환으로 2015년 이탈리아에 진출했다. 2017년 19세의 나이로 칼리아리에서 데뷔했고, 토리노를 상대로 데뷔골까지 넣었다.
이후 2019년 세계적인 축구 명문 구단인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1부 리그 명문 구단으로, 당시 실제 호날두가 뛰고 있었다.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66억원)에 2년 임대 후 이적 옵션이었다.
그러나 한광성은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카타르 리그 알두하일로 재이적했다. 2020년 8월 마지막 경기에 출전했고, 이듬해 3월 정치적인 이유로 카타르에서의 경력이 강제 종료됐다.
UN은 북한 시민의 해외 취업을 금지하는 제재안을 발표했고, 한광성의 이적이 국제적 제제안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한광성은 이탈리아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북한이 국경 폐쇄를 결정하면서 북한으로 발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3년 동안 행방불명 상태였다. UN 안전보장이사회는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며 “한광성은 이탈리아 로마에 머무르며 코로나로 중단된 평양행 비행기 노선 운항이 재개되기를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한 바 있었다.
그런 그가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잘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등번호 10번을 달고 선발 출전한 한광성은 왼쪽 윙으로 전반을 소화하고 교체됐다. 이후에도 예선 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래서 지난 19일 공항에서의 모습은 4년 만에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일본 ANN 뉴스는 중국 베이징 다싱 공항에서 경유하는 북한 대표팀이 취재했다. 북한 선수들은 검은색 정장에 분홍색 넥타이, 푸른색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때 기자가 한광성에게 다가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러나 한광성은 “경기 끝난 다음에 합시다.”라고 말하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기자는 “준비는 어땠습니까? 잘 돼있습니까?” 물었고, 한광성은 “예. 잘 돼 있습니다”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뉴스를 접한 국내 축구팬들은 “살아는 있구나”, “사람 대 사람으로 봤을 때 불쌍하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으면 손흥민, 이강인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텐데”, “그냥 안타깝네”, “국적 때문에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아까운 인재”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북한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B조로, 3, 4차전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세계랭킹 18위와 114위의 싸움이면서 오랜 원수지간인 두 나라의 경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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