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과 가짜 다이어트 식품 팔던 인스타 공구, 앞으로 못 열리게 되나

공정위, 메타 제재 착수
‘인스타 공구’ 피해 방치 혐의
최근 피해 건수 급증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마켓에서 인플루언서 ‘공구’(공동구매)에 참여했다 낭패를 봤다는 사연이 자주 올라온다. 정품이란 말을 믿고 샀는데 ‘짝퉁’이었다든가 결제 후 물건을 받지 못한 것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섰는데, 우선 이러한 공구를 지켜만 본 메타를 향해 칼을 겨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지난해 말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메타가 SNS 마켓을 통해 거래하는 이용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인플루언서들이 주로 해당 SNS를 통해 공구를 진행해왔다. 이들은 상거래 목적으로 별도의 계정을 개설해 상거래 서비스를 운영한 것. 의류나 식품 게시글을 올려놓고 댓글이나 메시지로 주문을 받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높은 명성에 비해 품질이 낮은 거래를 해왔다.

A씨는 6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드라이기 ‘다이슨’의 가품을 중국과 유럽에서 들여온 병행수입 제품이라고 속여 저렴한 가격에 2000여개를 판매했다. B씨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판매한 샌드위치는 다이어트용 저칼로리 식품이 아닌 일반 샌드위치로 밝혀졌다.

C씨가 ‘직접’ 사용한다고 강력추천한 명품 화장품은 가짜로 판명났고, 사용 후 피부염이 발생했단 피해자가 나왔다. D씨는 수십만원 상당의 가방을 샀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상품을 받지 못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사례를 두고 메타가 통신판매 중개업자의 의무를 다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 기회에 인플루언서 다 조사해라”, “추천 게시물에 요즘 공구 광고 게시물만 뜬다”, “글로벌기업 상대로 고생이 많네”, “공구 관리 안 한 인스타그램도 책임있다고 평소 생각했는데 드디어 행동에 나서는구나” 등 공정위를 응원했다.

다만 메타는 쇼핑 플랫폼이 아닌 SNS라 통신판매 중개 사업자를 규율하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를 메타에 적용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일부 인플루언서들의 공구 문제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언급되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SNS 광고 관련 상담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 32건에 불과했던 상담건수는 2023년 기준 168건으로 급증했다.

대금 결제 후 배송지연·연락두절, 품질 불만이 상담 이유 대부분을 차지했다.

‘짝퉁’과 ‘먹튀’는 물론 현금 거래를 유도해 탈세한 사례도 적발됐다. 이들은 자신이 공구한 물품의 계좌이체를 유도해 현금수익을 누락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 공구에 대한 허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직접적인 규제와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