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자괴심으로 송구스럽다”
북한 지방 낙후 발전 나서
평양과 농촌 양극화 심화
북한의 절대 권력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평안남도 성천국 지방공업공장 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지방의 모든 시·군 천 수백만 인민에게 실질적인 생활상 보탬을 안겨주게 된다는 생각으로 커다란 감개를 금할 수 없다”면서 “한편으로는 솔직히 이제야 이것을 시작하는가 하는 자괴심으로 송구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제야 지방 발전에 나선 것에 죄송하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낙후된 지방 경제 살리겠다며 발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그는 “현 시기 인민 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서 중요한 문제는 수도와 지방의 차이, 지역간 불균형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전을 위해 ‘지방발전 20X10’이라는 새 정책도 제시했다.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 건설을 매해 20개 군에서 집행해 10년 안에 전국의 모든 시, 군들 그리고 전국 인민들의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북한 사회에서 빈부 격차가 점점 커지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일부가 탈북민 6,3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인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 평양과 지방 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평양에서 배급을 받았다는 응답 비율은 60.9%이지만, 지방(접경 33.9%, 비접경30.1%)은 절반 수준이었다. 또 평양은 석탄과 전기로 난방했지만, 접경 지역에서는 나무연료로 난방했다. 병원에 가봤다는 응답은 평양 출신이 76.9%인데 반해, 접경지역 출신은 60.6%에 불과했다.
탈북자들이 그동안 각종 미디어에 언급한 일화만 보아도 밤이 되면 평양은 화려한 조명으로 빛이 나지만 지방은 가로등이 없어 칠흑같이 어둡다. 평양 밖으로 나가면 비포장도로뿐이어서 흙먼지가 하늘을 뒤덮는다고 한다.
양극화 현상 심화는 북한 전체 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23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2022년 북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36조2000억원으로 전년(35조9000억원)보다 늘었다.
하지만 북한의 실질 GDP 성장률은 -0.2%를 기록했다. 2020년(-4.5%)과 2021년(-0.1%)에 이어 3년째 역성장이다.
북한의 국민총소득(GNI·36조2000억원)을 인구 수(2570만명)로 나눈 1인당 GNI는 143만원에 불과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지방 발전 정책으로 북한 경제가 회복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 출연해 “설비 부족이라든지 자재 부족으로 인해서 지방공장 가동이 실현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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