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빅 5’ GS 건설
서울시, 영업정지 1개월 처분
회복 어려운 손해 미칠 수 있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의 시공사인 GS건설에 서울시가 내린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GS건설은 국토교통부로부터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서울시에서 내린 행정처분까지 포함되면 사실상 연말까지 영업할 수 없는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GS 건설이 즉각 불복절차에 들어가 화제였다.
GS건설은 서울시를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GS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대규모 건설사들이 당국의 영업정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내고 법원이 효력 정지를 인정해 주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소송으로 시간을 끌며 제재를 피하는 경우가 다분하게 나타나자 사실상 처분의 효력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의 부장판사 나진이는 28일 GS건설이 서울시를 상대로 신청한 집행정지 처분을 수용했다. “서울시가 내린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의 효력을 본안 사건의 1심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한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GS건설은 다음 달 예정됐던 영업정지를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GS건설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영업정지 처분으로 GS건설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음이 소명되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시는 GS건설에 품질실험을 성실하게 수행하지 못한 책임을 물었다. 국토교통부가 GS건설 관할 관청인 서울시에 총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것을 요청했는데 영업정지 1개월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서울시는 다음 달 청문회를 열어 GS건설의 안전 점검 불성실 수행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위반 사실 등을 검토해 추가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동부건설과 대보건설은 각각 지난 13일과 16일에 서울시를 상대로 법원에 영업정지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고 전해졌다. 영업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취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GS 건설의 ‘순살 논란’보다 앞서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현장 붕괴 사고’는 서울시로부터 총 16개월의 영업정지를 처분받은 바 있다. 부실시공 혐의로 8개월,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으로 8개월이 더해져 총 16개월의 정지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 혐의는 과징금으로 대체되고, 부실시공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효력 정지 상태에 돌입했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행정처분 취소 소송 판결 시까지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이 집행정지 가처분과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버는 것이다. 그 시간 동안 감경 요인을 최대한 활용해 그 기간을 단축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전문가들은 이 점을 꼬집으면서 사회의 문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업정지 기간 중 계약 체결, 입찰 참가 등 신규 사업과 관련한 영업행위는 금지되지만, 행정처분을 받기 전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관련 법에 따라 인허가를 받아 착공한 사업의 경우 계속 진행할 수 있다. 이 점 역시 영업정지 처분을 걸어도 경영활동이 완전히 중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나칠 수 없는 문제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GS건설, 동부건설, 대보건설, 상하 건설, 아세아종합건설 등 5개의 건설사에 영업정지 8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동부건설이 국토부를 상대로 법원에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7부 이주영 부장판사는 최근 동부건설의 신청을 인용했다. 기존 4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되기로 한 영업 정지 기간을 “국토부의 영업정지 처분 효력을 본안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 되는 날까지 정지하라”며 결정한 바 있다.
GS건설 역시 국토부에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국토부의 영업정지 처분 결정이 내려진 날 입장문을 통해 시공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번 영업정지 처분은 몇 차례 소명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민국 건설업계의 부실 공사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처분은 미미하게 그친다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 현장 붕괴 사고는 2023년 4월 29일 발생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신축 현장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사고다. 무너진 부분의 상부가 어린이 물놀이터가 설치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완공 후에 붕괴가 일어났다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사고로 거론된다.
붕괴 사고가 발주처나 시행사 측이 아닌 공사 현장 인근 고층 아파트 주민이 파손된 구조물을 발견하고 언론사에 제보한 점에서 건설사 측이 이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고 추측된다. 이들은 전단보강근을 빼버리고 건물을 지은 점 때문에 ‘순살 자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토부 조사 결과 하중을 견디는 데 필요한 철근 중 60% 이상이 빠진 것이다.
일명 ‘순살 자이’의 별명이 생긴 검단신도시 아파트는 4월 중 철거 예정이며 철거비만 총 715억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정부는 부실시공 방지, 품질 확보 및 건설 현장 안전 문화 조성 등을 위해 전국 2만 2,690개소 건설 현장에 대해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점검을 통해 부실시공, 안전 및 품질관리 미흡 등의 위반행위 적발 시 과태료·벌점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예외 없이 엄중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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