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황당한 지시
활쏘기, 살 찌우기 등
경제난은 여전히 이어져
매스컴을 통해 북한 간부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를 일일이 메모하는 모습을 봤을 것이다. 이들은 절대자의 지시라면 무조건 이행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 그렇다고 김 위원장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현명한 지시만 내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지난 2015년 5월, 김정은 위원장은 제810군부대 산하 신창양어장을 시찰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건립되어 철갑상어, 송어, 용정어 등을 양식하는 곳이다.
양어장에 혁명사적 교양실이 마련된 것도 황당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시설을 둘러본 뒤 “김정일 위원장의 모습을 형상한 모자이크 벽화를 만들라”며 구체적 위치를 지시했다고 한다.
3년 뒤인 2018년, 북한 천내리 시멘트공장·청진 기초식품공장·대동강 식료공장 등에서 김일성·김정일의 모습을 형상화한 모자이크 벽화 준공식이 치러졌다.
그해 7월엔 다 큰 북한 병사들을 더 살 찌우라는 지시를 내렸다.
북한은 현재 심각한 영양 결핍으로 우리나라 성인 남녀 평균 신장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 한국 남성과 탈북 남성의 평균 키를 비교한 결과 북한인의 키가 3~8cm 작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 여성의 키가 북한 남성의 키를 추월했다.
이때 김정은 위원장은 서해 전방부대인 4군단을 찾았는데, 당시 4군단은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들이 많았다. 이 상태를 보고 받은 김 위원장은 ‘영양보충 100일 과제’를 내리며 키 170cm 기준 병사의 몸무게를 100일 동안 60kg까지 끌어 올리라고 지시했다.
과거엔 활쏘기를 전쟁에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사실도 확인됐다.
2010년 6월, 제3117군부대 축구경기를 참관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후 교시(지도자의 지침)를 말하면서 “활은 쏠 때 소리가 나지 않아 은밀성이 보장된다”며 남한과의 전쟁에서 활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또 기마중대 시찰을 가서는 일반 부대 병사들도 말타기 훈련을 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뜬금없이 수영 연습을 강조했다.
그리고 2013년엔 “군 부대 전투작전 계획의 첫 번째 임무는 김씨일가 초상화와 우상화 시설을 보호하는 것”이라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런 황당한 지시는 여전히 나오고 있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평양 문수지구 류경안과종합병원을 소개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 지시가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디자인 과정에서 안과답게 사람 눈 모양을 새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초기엔 눈 모양 가운데에 십자 표식을 넣어 병원임을 나타내려고 했지만, 김 위원장이 공사 현장을 직접 둘러본 뒤 눈동자 색깔과 비슷한 색의 유리를 사용해 ‘진짜’ 사람 눈 모양에 가까워졌다.
또 평안남도 양덕 온천 휴양지엔 달걀을 삶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이 역시 김정은 위원장의 아이디어였다. 개관 당시 북한 주민들은 조선중앙TV 인터뷰를 통해 “우리 인민들이 간장단지·소금단지를 놓고 자기 구미에 맞게 달걀에 쳐서 맛보도록 꾸려주셨다”고 찬양했다.
한편 북한은 여전히 경제 수준이 세계 최하위권에 머무른 것을 나타났다.
최근 독일 연구소인 베텔스만 재단이 공개한 ‘2024 베텔스만 변혁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전환 수준이 조사 대상국 137개국 가운데 131위에 올랐다.
특히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4.5%로 1997년 이후 가장 낮았으며, 총 대외 무역량도 2020년과 2021년 각각 전년 대비 73.4%와 17.3% 하락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노동당은 지방에 공장을 세우고 트랙터를 보급하는 등 경제 성장과 민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보여주기식’이란 비판과 흐지부지되리란 부정적인 외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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