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과학계 예산 삭감…칼바람 분다
NASA, “우리 연구는요?”과학자 분노
한국도 R&D 예산 14.7% 감소해
美, 의회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 미국 환경보호국(EPA),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의 미국 주요 연방 연구기관들의 2024년 올해 예산을 지난해 2023년 대비 상당히 삭감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 과학계가 기존 연구 프로그램을 지속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입을 모아 얘기했다.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현지 시각 지난 4일 미국 의회가 이달 8일 부터 대부분의 과학 연구 예산을 지난해 대비 삭감 또는 동일하게 유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장 크게 준 곳은 미국 국립과학재단인 NSF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올해 예산안은 90억 6,000만 달러로 한화로 약 12조 543억 원이다. 2023년보다 약 8.3% 대폭 감소한 수치이다. 기존에 백악관에서 요청한 금액인 113억 달러보다 약 23억 가까이 적은 비용으로 책정하여 과학계에 칼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미국 의회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관련 부서 혁신을 위하여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예산을 늘렸다. 하지만 올해 재정이 어려운 탓에 예산이 크게 줄어, 큰 주목을 받았던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다른 부서와 지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예산은 총 249억 달러로 한화 약 33조 1,294억이다. 총예산은 지난해 대비 2.8% 증가했지만, 행성 과학 프로그램은 15% 감소한 27억 달러로 한화 약 3조 5,923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사이언스는 NASA의 주요 임무 중 특히 ‘화성 샘플 반환(MSR)에 대한 임무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존 계획에 따르면 화성 탐사 로봇인 ‘퍼서비어런스’가 수집한 암석 샘플을 분석하기 위해 지구로 보내는 비용이 약 110억 달러 한화로 약 14조 6,465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미국 상원은 이전 예산안 초안에서도 화성 샘플 반환을 취소하겠다는 판단을 한 적 있다. 최종 법안에서는 화성 샘플 반환 취소 여부에 대한 언급이 없었지만, 이를 담당하는 기관은 ‘제트추진연구소’에 대한 예산 삭감이 예정되어 있어 화성 샘플 반환은 불투명한 미래를 보고 있다.
‘제트추진연구소’에 대한 예산 삭감을 통해 인력을 감축할 우려가 있어, NASA에서 고급 인력이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고 전문가는 걱정을 표했다. 이러한 예상 속 NASA는 화성 샘플 반환의 임무를 계속 이어나가 완료할 방법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달에 계획을 완성할 예정임을 알렸다.
NASA는 이외에 다른 임무들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 NASA의 금성 탐사계획인 ‘베리타스’와 ‘우주역학위성(GDC), 두 가지 임무에도 압력이 가해졌단 소식이 전해졌다. 이 임무들은 이전에도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지연된 바가 있어 담당자들의 걱정이 무거워졌다.
또한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까지 도달하는 ‘드래곤플라이 로토캅터’와 지구에 위험한 소행성을 찾아내는 우주 망원경인 ‘네오 서베이어’의 임무에도 각각 최소 3억 6,000만 달러 한화 약 4,793억 원, 최소 2억 1,000만 달러 한화 약 2,796억 원 비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그에 따라 화성 샘플 반환의 장래는 어두울 것으로 예측된다.
‘맷 후리헌’ 미국과학자연맹의 과학정책전문가는 사이언스를 통해 “정부와 의회의 움직임에 올해 미국 과학 연구 관련 예산 증가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참담한 결과”라며 실망을 표했다. “미국 과학자와 엔지니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하는 지금 같은 환경에 시대착오적인 선택이다”라며 비판했다.
또한 한국 과학계도 좋지 못한 실정이다. 올해 국가 R&D (research and development)
예산은 26조5,000억 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4조6,000억원가량 삭감됐다. 수치로 따지면 14.7%이다. 이는 1991년 이후 33년 만의 첫 연구개발 예산 삭감으로 한국의 많은 과학자들은 반발을 표출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과학의 발전으로 이룬 수많은 성과를 무시한 채 R&D 예산 삭감을 진행하는 것은 한국의 미래에 매우 치명적이라며 입을 모아 비난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 수여식 도중 졸업생 중 한 명이 “R&D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는 외침에 윤석열 정부의 경호원은 단호하게 입을 막는 등 과학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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