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3년 된 쿠팡 첫 흑자
연 매출 지난해 30조 원 돌파
노동 이슈 풀어나가는 것이 숙제
쿠팡이 지난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로켓 배송을 앞세운 유통 혁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빠른 서비스와 싼 가격 등의 장점에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연간 매출이 32조 원에 육박했다.
쿠팡이 고속 성장을 하면서 국내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적지 않은 성장통을 보였다. MBC에서 보도한 블랙리스트 논란 등의 노동 이슈가 가장 시급하게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꼽혔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 Inc는 지난해 6천 17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한국 시각으로 28일 전해졌다. 지난해 매출은 31조 8,2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기존의 복잡한 택배 관행을 버리고 직매입 기반으로 제조사와 쿠팡 물류센터, 배송센터를 거쳐 고객에게 바로 가는 등 유통 경로를 4단계로 줄였다. 6조 2천억 원을 물류망 구축에 투입해 로켓배송 가능 지역인 ‘쿠세권’을 전국에 182개를 만들었다. 물류센터는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곳, 연면적이 2022년 기준 축구장 500개를 합친 규모인 112만 평에 이른다고 전해졌다.
쿠팡의 핵심이라 불리는 당일 배송 또는 새벽 배송이 되는 로켓 배송은 물류 센터에 상품을 확보해 뒀다가 출고하는 방식으로 가능해졌다. 젊은 층만 타깃으로 둔 것이 아닌 중장년층에게도 이점이 강점으로 다가와 타깃화할 수 있었다.
로켓배송은 한 번 이용한 고객이 지속해서 이용하게 만드는 ‘락 인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충성 고객 증가가 물류망 확장으로 이어지고, 인공지능과 무인 운반 로봇을 통한 효율성이 쿠팡 실적의 주 원동력으로 추측된다. 또, 쿠팡의 성장 비결로 꼽히는 유로 멤버십 회원 증가도 꼽힌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말 기준 1,400만 여 명으로 전년 대비 27%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로켓 배송을 필두로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에 올라탔다. 코로나 팬데믹 등의 시대적인 사태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휘청거리는 사이 빠르게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쿠팡은 국내 유통 업계 시장에서 이마트와 롯데쇼핑을 추월했다.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이마트의 매출은 29조 4천억 원, 롯데쇼핑은 14조 5천억 원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31조 8천억 원을 달성했다.
대형마트 3사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점포 수와 직원들을 줄이는 긴급 빈축에 돌입했으나 매출이 증가하고 있던 쿠팡은 전국 물류 센터를 중심으로 비정규직 고용인 수를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연간 영업 손실 규모는 지난 2021년 1조 7,097억 원에서 2022년 1,447억으로 92% 감소했다. 쿠팡은 지금까지 적자를 기록하던 것에 대해 계획된 적자라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의 외형 성장이 커지는 가운데 내적 성장에 대한 의문은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쿠팡이 6조 원 대의 누적 적자에 대해 물류망 투자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일로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더 뚜렷한 수익 창출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첫 흑자를 달성한 가운데 MBC가 제기한 블랙리스트와 같은 노동 문제가 풀어야 할 수제로 보인다.
지난 4일 MBC는 쿠팡 내에 채용 기피 대상자의 명단을 엑셀 파일로 정리한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단독 보도했다. MBC 측은 잠입 취재를 통해 블랙리스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PNG 리스트’를 발견하고 해당 파일을 분석한 결과 쿠팡 측에서 채용을 기피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명단화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쿠팡 측은 이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표명하며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정정한 바 있다, 또한 직원에 대한 인사 평가는 회사의 고유 권한이자 사업장 운영을 위한 당연한 책무라고 지적했다. 사업장 내에서 성희롱, 절도, 폭행, 반복적인 사규 위반 등의 행위를 제재하는 것은 수십만 직원을 보호하려는 의도였다고 추가로 밝혔다.
노동계에서는 여전히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과 노동계의 갈등이 계속되자 쿠팡은 CCTV를 공개했다. 20일,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작업 중이던 동료에게 다가와 흉기로 내려치는 듯한 모습이 담겨있다.
이를 바탕으로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사례들은 각종 불법 행위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인사 평가 제도이다”고 말했다. “MBC와 민주노총 측은 선량한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의 안전장치를 무력화하는 방송을 즉각 중단해라”라고 요청했다.
앞서 심야·새벽 배송 종사자, 물류센터에 근무 중이던 근로자가 사망하면서 노동계와 과로사 공방을 반복했다. 이런 문제들을 일찍이 풀어나가지 않는다면 쿠팡의 첫 흑자 전환 소식에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쿠팡이 논란 속에서 사상 첫 흑자를 달성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국내 유통시장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마트 등 신세계 계열과 롯데 기업의 유통업계 회사도 온오프라인을 재단장하며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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