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대란 사흘째 지속
간호사가 의사 업무 대체
응급실 포화 상태에 응급 의료 차질
출처 : 뉴스 1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을 하면서 병원 내에 남은 간호사들이 이들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와 함께 의료계의 부당 관행에 대한 문제와 ‘PA’ (Physician Assistant, 진료 지원 인력) 간호사를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목소리가 모이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중 하나인 블라인드에는 의료파업 이후로 간호사가 인턴 업무를 대신한다는 증언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간호사가 인턴 업무하고 있습니다” 글을 작성한 게시자는 이른바 빅 5 병원 중 하나인 서울 아산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인턴만 파업 중이고 곧 전공의까지 파업한다, 병원에서 도저히 인력이 안 되니까 인턴 업무를 간호사에게 시킨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들다”라고 말했다.
출처 : 블라인드또 “전공의까지 파업하면 간호사들이 환자의 컴플레인과 의사의 업무를 덮어쓰고 책임도 떠안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를 접한 또 다른 병원 근무자 역시 댓글로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인공호흡기도 진료 보조(PA) 간호사가 다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의대 정원 확대에 집단 반발한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운 것이 고스란히 간호사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각종 응급상황에서 의사 진료를 돕는 진료보조인력인 PA 간호사들의 부담이 특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일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의 71.2%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근무지 이탈자는 7,813명으로 전공의의 63.1%에 이르는 것이다. 전체 전공의의 3분의 2가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위해 현장을 떠난 것이다.
출처 : 뉴스 1
이들의 파업으로 PA 간호사들이 그들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PA 간호사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의료사고와 불안한 지위에 대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출처 : 블라인드PA가 의사의 업무를 대신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간호사가 의사 일을 대신하는 것이 예전부터 있어서 놀랍지도 않다는 간호사들의 목소리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의사가 부족한 비인기 과에서 간호사가 약 처방이나 수술 부위 드레싱 등을 대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PA는 국내에서 불법이다. 의료법 체계에서 PA 면허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의료법상 간호사는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만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다.
병원간호사회에서는 국내 PA의 숫자가 이미 만 명을 넘었을 거로 추측한다. 이번 파업에서도 PA가 활약하고 있지만 당장 며칠은 버틸 수 있으나 업무량이 누적되다 보면 의료 기능을 온전하게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파업한 의사들의 빈자리를 PA로 채울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의사들의 업무를 떠맡은 간호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일부 병원의 간호사들이 당직 체재를 변경하고 담당 업무를 확대하며 ‘응급 상황에 따른 비상 체제’ 상태에 돌입했다고 한다. 채혈, 요도관 삽입 등의 기존 인턴이 하던 업무를 상당수의 간호사가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간호사들이 진행하는 업무는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 합법과 불법의 선을 넘나든다. 이런 점을 정부가 방관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공공연하게 활용하겠다고 밝힌 점이 간호사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시에 ‘불법 의료 행위’를 방관하지 말고 의사들에게 돌아와 달라고 설득했다.
출처 : 뉴스 1
간호사들은 이번 의료파업 사태를 통해 ‘간호법’ 제정을 다시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간호협회는 “정부의 PA 활용에 동의한 바 없으며 불법 의료 행위에 간호사가 투입돼 의료 공백을 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간호법 추진 당시 간호사의 업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립된 것에 이어 보호 체계가 법에 명시되길 바라고 있다.
출처 : 뉴스 1
간호사의 처우 개선과 업무 범위 명시를 위해 진행됐던 간호법은 지난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국회 재표결 부결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번 의료 사태로 인해 우려됐던 ‘응급실 뺑뺑이’ 역시 실현되었다. 응급의학과에 근무하던 전공의들이 집단 이탈하면서 응급실에서 응급의료 환자가 진료를 보는 것이 어려워진 것이다.
PA가 대신할 수 없는 응급실 진료는 교수와 팰로우 등이 당직을 서면서 메우고 있지만 2~3주 내로 한계에 도달할 것이 예상된다. 여러 피해가 예상되는 와중에도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파업 장기화 조짐을 두고 응급실이 비상 상황에서도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전문가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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