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 테마주 급등
불공정 거래 행위 엄단
금융감독원 강경 대응 예고
다음 달 돌아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인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일부 종목에 거래가 몰리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한동훈 테마주’로 불리는 덕성과 덕성우가 급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덕성은 전일 대비 28.11%, 덕성우는 16.36%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덕성이 한동훈 테마주로 불리게 된 건 이봉근 대표와 김원일 사외이사가 서울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덕성은 윤석열 테마주로 묶였다. 이어 지난해부터 한동훈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 테마주로 분류된 것이다.
덕성의 주가 상승은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동문인 이봉근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는 공시 때문으로 추측된다.
‘재벌집 막내아들’을 제작한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이 지난주 배우 이정재가 투자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재 배우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고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져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의 한 갈빗집에서 만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정재와 관련 있는 기업이 ‘한동훈 테마주’로 묶이게 돼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재가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 주주로 자리 잡고 있는 와이더플래닛의 경우 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정재의 연인인 임세령이 대주주로 있는 대상우와 대상홀딩스 역시 급등락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영포장이 전일 대비 5.74% 오른 1,327원에 장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대영포장은 전날 장 초반 가격제한폭인 29.96% 오른 1,631원까지 치솟은 뒤 오후가 되자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영포장은 조국 테마주로 알려져 주식 시장이 들썩인 것으로 판단된다. 대영포장의 일부 사외이사가 조국 조국혁신당의 대표와 서울대 법학과 동문이라는 사실 때문으로 추측된다. 동일한 이유로 지난 2021년 대영포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테마주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 19일 조국혁신당이 조국 대표를 당선권으로 여겨지는 비례 2번으로 추천했다는 소식이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또 다른 조국 테마주로 불리는 화천기계 역시 장 초반에 13%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오후가 되자 급하락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기계는 지난 2021년까지 회사 감사를 맡았던 남광씨가 조국 전 장관의 로스쿨 동문이라는 소식이 들려오자, 조국 테마주로 불리게 됐다.
대영포장과 화천기계는 조국 테마주로 묶여 총선을 앞두고 조국 대표의 적극적인 정치활동이 이어지자,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들어 대영포장의 주가는 16.20%, 화천기계는 107.12% 오른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부터 4월 총선 전까지 정치테마주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집중 제보 기간을 운영하며 특별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치 테마주의 급등락이 금융당국의 특별단속이 무색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특별 단속 기간의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정치 테마주는 당사자나 기업의 부인도 소용없는 것으로 보인다. 조국 대표는 과거 “저와 제 가족은 화천기계와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정치 테마주와의 관계를 부인하며 “주식 투자자들은 유념하십시오”라는 글을 올려 관계성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19일 화천기계 역시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최근 당사 주식이 특정 정치인의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으나 과거 혹은 현재 당사의 사업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같은 선상에서 덕성 역시 지난 2월 “당사 주식이 초전도 관련주 또는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으나 현재 당사의 사업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그러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가 유력 정치인과 혈연, 학연, 지연으로 연관이 있거나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의 주식들로 선거 국면에서 본질적인 가치와 무관하게 이상 급등을 보이거나 불공정 거래에 휘말리는 사례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 이상 급등이 발생하는 정치테마주는 정치인의 학연, 지연 등 단순 인적 관계에 기반하거나 합리적인 근거 없이 테마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사례로 볼 때 정치 테마주는 정치적 이슈에 따라 선거일 전에 급등락을 반복하다가 결국 하락에 이르는 사례가 많았다고 밝히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특별단속에 나선 정치 테마주 집중 제보 기간에 대한 신고는 금감원 홈페이지와 불법 금융 신고 센터를 통해 신고하거나 금융감독원 앞으로 우편을 보내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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