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7년 만에 금리 인상
엔화 가치 약세 유지
‘엔테크’에 쏠린 관심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했다.
경제 이론상 금리가 인상하면 자국 화폐가치는 강세를 보이지만, 아직 엔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인상 결정이 내려진 지난 19일 달러·엔 환율은 150.68엔까지 오르며 150엔을 돌파했고, 20일 정오 기준 151.28엔을 보이며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같은 시각 우리나라 은행 고시환율은 100엔당 884.81원으로 여전히 800원대이다.
이에 따라 ‘엔테크’(엔화+재테크) 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보유한 엔화를 팔지 혹은 지금이라도 더 살지를 놓고 갈림길에 섰다.
지난 2022년 말, ‘킹달러’(달러 강세) 현상으로 주요국 통화 가치가 줄줄이 떨어진 가운데 일본의 엔화도 눈에 띄게 폭락했다. 이 시기 엔화 가치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수준인 달러당 135엔대에 머물며 약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고, 국내에서도 이후 1년 가까이 800원대 초중반을 유지했다.
이에 수많은 투자자가 엔테크에 관심을 돌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엔화 환전액은 301억6700만엔으로 4월(228억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늘었다. 이는 전년 동월 62억8500만엔의 4.8배 수준이다.
엔화 가치가 떨어졌을 때 원화를 엔화로 바꿨다가 엔화 가치가 다시 오를 때 되팔면 환차익을 얻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엔화예금도 많이 찾았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엔화예금 잔액은 98억6000만달러로 100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환차익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럼 이제라도 엔테크에 들어가도 될까?
전문가들은 우선 “환율이 개입되는 상품은 상당히 리스크가 큰 편이기 때문에 감안해 투자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장기적으로는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 점쳤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어서 달러 강세가 약화하고, 엔화 가치는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에 엔화값이 올라도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한다.
또, 당분간 엔화는 약세를 보일 테니 엔화 재테크에 투자하는 건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투자자들은 “20만 엔 보유 중입니다. 일본 여행이라는 유혹이 있지만, 천천히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원수의 나라였는데 내가 사고 나니 이웃 나라로 보인다. 엔화 힘내서 올라갔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사들일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본은 2016년부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시중은행들이 여윳돈을 일본은행에 예금으로 맡기지 말고 저금리의 대출을 하라는 취지였다. 그동안 일본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경기도 침체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을 겪어왔다.
이번 인상으로 0~0.1%를 유도하기로 해 일본의 총수요를 살리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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