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 美 채권 상장
순자산 ‘1조’ 돌파할 예정
일본 17년 만에 금리 인상
미국 물가가 쉽사리 잡히지 않으면서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개미들은 미국 장기채 투자에 모여들고 있다.
결국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시간문제일 것으로 판단하고 채권 투자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들은 금리가 하락할 경우 채권 가격은 반대로 상승해 이자 수익과 매매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시스템을 기대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상장지수펀드)는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대표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ACE는 2024년 순자산 9,084억 원으로 상장 1년 만에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ACE는 매월 분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투자자에게 부각되며 흥행을 기록했다. 2024년 들어서만 개인 투자자가 1,53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여 ETF 인기 순위 5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보였다.
이는 엔비디아 등 AI(인공지능) 및 반도체 테마 못지않은 미국 채권의 인기를 보여줬고, 현재 상황을 설명한다.
현재 3월까지 ‘고금리 막차’를 타려는 개인투자자 일명 ‘채권 개미’들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 이유로는 최근 미국 금리가 연초의 예상을 깨고 다시 오르면서 채권값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가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2024년도 상반기에 채권 투자가 유효한 전략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대한 반증으로 최근 자산운용사들의 신상품 출시로 투자 선택지도 다양해지는 상황이다.
미국 채권 개인투자자는 2024년 초 ‘TIGER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 ETF 상품을 800억 원을 순매수했다고 알려졌다. TIGER은 상장 후 약 9개월여 만에 순자산이 3,5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급성장을 보였다.
채권은 잔존 만기가 길수록 가격 변동이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 상품은 국내에 상장된 미 국채 ETF 가운데 남은 만기가 28년으로 가장 만기가 오래 남았고 기간이 가장 길다.
다른 미국 장기채권 ETF보다 절반가량 더 긴 수준이다. 이에 금리 하락 상황을 타 높은 변동성을 기대하고 고수익을 거두려는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에 이어 일본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이 빠른 시일내에 17년 동안 이어졌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엔화로 미국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ETF로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었다.
미국이 금리를 낮출 경우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할 것이고, 일본이 금리를 올린다면 엔화의 가치가 상승하여 ‘환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엔화로 미국의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는 기쁜 소식이 들렸다. 3월 19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단기 기준금리는 연 0~0.1%로 인상 소식을 알렸다.
2023년 말 상장된 ‘KB 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H)’ ETF의 순자산은 2024년 3월 기준 1,600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자랑한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자 지난 3월 12일엔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도 비슷한 상품인 ‘ACE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 ETF를 상장했다.
2023년 일본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일명 ‘일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으론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ETF중 하나인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 ETF였다.
그런데 2024년도 현재는 국내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이 나온 것이다. 한국 기업의 상품은 원화로 투자하기 때문에 일본에 상장된 ETF를 사고팔 때 드는 1%가량 정도의 환전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연금계좌를 이용해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ACE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 ETF는 월 분배금도 지급하고 있어 많은 투자자에게 주목받고 있다.
미국 채권에 이어 엔화 강세는 한국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허재환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제로금리에서 탈출하고 금리 정상화를 이루며 엔화 약세 추세를 마무리시킬 가능성을 전망한다”며 “기존 엔화에 비해 원화가 시세가 낮을 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 우위를 차지했고, 주가 역시 일본 대비 강한 경우가 자주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엔화 강세가 일본의 수출 기업에는 부담이 되지만 이들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가질 수 있다는 관점도 있다. 허 연구원은 “일본과의 선의의 경쟁 관계가 여전히 존재하는 자동차와 조선 업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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