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2.1% 예상
국제 통화기금 제시량보다 적어
전반적인 흐름 완만하게 지속될 것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지난 11월에 전망한 2.1%를 유지하기로 했다. 내수 부진으로 민간 소비가 주춤하나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성장할 것으로 판단했다.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내수 부진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이 확대되는 등의 일이 있어 올해 성장률이 2.0%까지 낮아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4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을 지난 11월에 예상했던 것과 동일 수치인 2.1%, 2025년 성장률을 2.3%로 제시했다.
이 수치는 국제통화기금이 제시한 수치와 국내외 주요 기관이 내놓은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과 내수 간의 격차가 지난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장기화의 영향으로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1.8%보다 낮은 1.6%로 0.3% 하향 조정되어 경제성장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가 둔화하면 가계 실질 소득 증가로 점차 개선되는 것을 원했으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비 여력의 개선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파악되었다. 물가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누적된 비용압력의 영향 등을 추가로 밝혔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민간 소비 전망치가 낮아진 것은 근본적으로 고금리, 고물가의 영향이다, 고금리에 내구재 소비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음식료품과 같은 비내구재 소비는 고물가 영향에 따라 위축됐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측은 올해 하반기 이후 고물가, 고금리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해 4분기 이후 부진한 건설투자도 하락의 이유로 뽑힌다. 건설 경기도 지난해 주택 등 큰 폭으로 수주가 줄며 19% 감소했다고 알려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간 소비의 완만한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이 빠르게 나타나는 등 부문별 온도 차가 커서 아직 체감할 수 있는 회복에는 이르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반도체 회복에 따른 수출 증대를 상향 요인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및 항공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 등에 힘입어 재화 수출이 4.5% 증가하고, 내년에도 3.6% 성장할 것으로 보았다.
IT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면 첨단 공정 투자가 확대되고 IT 부문이 아닌 전기차, 이차전지, 바이오 등 친환경·신성장산업 투자를 지속해 설비투자도 개선세를 보이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의 IT 의존도가 커져 IT 성장률을 제외하면 1.6%로 전망된다며 종전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동 분쟁과 관련하여 한국은행이 입을 열었다. 중동지역을 포함한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다시 확대될 경우 경제 성장률이 2.0%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되고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한국은행 측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520억 달러로 전망하며 3개월 전보다 30억 달러를 더 높였다. 반도체 경기의 회복 지속, 미국의 성장, 국내 수요 둔화 등으로 기존의 흑자 폭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기준금리는 연 3.5%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 전해졌다.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나 여전히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국은행 측은 작년 2월부터 지금까지 1년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수출 중심의 국내 경기 개선이 보이는 것이 동결 요인이다.
가계부채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 신용 잔액은 1,886조 4,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8조 원 증가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한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도 계속 늘어났다.
특히 1월에만 전세 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4조 9,000억이 늘었는데 21년 1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 증가 폭 다음으로 큰 증가 폭이다.
우리나라 금리가 실질적으로 미국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미국의 상황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물가가 안정되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있어야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부터는 고물가 고금리가 잦아들면서 내수와 수출 사이의 격차가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긴 어려울 만큼 고금리 영향이 내년에도 이어지어 내수와 수출의 간극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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