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지난해 4분기 호실적
매출 29조 원 규모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상승
현재 반도체업계에서 승승장구 중인 엔비디아가 또 한 번 ‘대박’ 실적을 달성했다.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했다. 이 기간 221억 달러(29조5,035억 원)의 매출과 5.15달러(6,875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현지 시장조사기관이 집계한 각 예상치 206억 2,000만 달러와 4.64달러를 웃돈 것이다.
서버용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잘 팔려 나온 실적이라고 한다.
엔비디아는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이용하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생산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AI에 대한 관심이 늘어 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기준 엔비디아의 주가는 674.72달러로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호조에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도 요동쳤다. 우선 코스피는 0.41% 포인트 오르며 사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우량주이자 반도체 관련주인 삼성전자는 22일 전날 대비 0.14% 포인트 오른 7만 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전에도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영향을 받곤 했다. 지난해 9월 4일, 당시 ‘6만전자’라 불리며 6만 원대 후반의 늪에 빠진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장중 7만 2,900원 최고가를 찍었다. 이는 그해 7월 19일(7만 2,800원) 이후 한달 보름여 만이었다.
이날 삼성전자가 다음 분기부터 ‘HBM3’(고대역폭메모리)를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같은 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맞춰 경제사절단 역할을 수행한 뒤 미국에 남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기도 했다. 이들이 당시 나눈 대화 내용은 알려진 바 없지만, 업계는 반도체 협력이 주된 내용이었으리라 추측됐다.
SK하이닉스의 상승세는 삼성전자보다 좋았다.
22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날 대비 5.03% 포인트 오른 15만 6,500원에 장 마감했다. 장 초반 15만 6,5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의 GPU 제품인 H100에 사용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3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이 밖에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7%, 홍콩 항셍지수는 1.45%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19% 올라 3만 9,098을 기록했는데, 닛케이지수가 3만 9,000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4분기 실적 발표 후 “우리는 AI 데이터센터·생성형 AI 등 두 가지 산업 차원에서 큰 변화의 초입에 있다. 올해뿐 아니라 그 이후 전망도 좋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생성 AI로 인해 업계 전반이 CPU에서 GPU로 전환, GPU 수요가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학개미(서구권 주식 개인 소액 투자자)라 불리는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발언을 접한 뒤 “믿어보겠습니다”, “이제는 무서울 지경이다”, “들어가고 싶으나 늦은 것 같다”, “역시 주식은 미국 반도체다”, “조금만 더 사놓을 걸”, “SK하이닉스 앞으로 엔비디아랑 더 잘 지내보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미국의 또 다른 빅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개발에 몰두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네트워크 카드를 개발하기 위해 인재를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네트워크 카드는 엔비디아가 GPU와 함께 판매되는 커넥트X-7(ConnectX-7) 카드와 비슷한 것이라고 한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여 비용을 낮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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