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년형 닛산 Z는 오래된 팬이라면 알아챌 수 있는 디테일로 승부한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닛산이 선택한 것은 그릴, 배지, 휠, 컬러, 계기판 애니메이션에 걸쳐 역대 Z 세대를 오마주하는 ‘헤리티지 이스터에그’ 5가지다.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장치들은 단순한 취향 반영이 아니라, 50년이 넘는 Z 역사를 현행 세대와 이어붙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얼굴부터 달라졌다 – 그릴과 배지의 귀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프런트 페이스다. 2027년형 Z는 그릴에 수평 바를 추가해 1세대 S30 240Z의 스플릿 그릴에 가까운 인상으로 바뀌었다. 닛산 북미 사업 기획 디렉터 폴 호슨은 “이 세대를 론칭할 때 냉각을 위한 큰 그릴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면서 “냉각 성능은 유지하면서 S30 세대에 더 가까운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가로 바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노즈의 닛산 배지도 교체됐다. 닛산 로고 대신 Z 엠블렘이 자리를 잡았다. 이 변화는 S30, S130, Z31, Z32 등 과거 여러 세대에서 사용됐던 방식을 되살린 것으로, 헤리티지에 정통한 팬이라면 즉시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다.

휠과 컬러 – 보이는 곳마다 과거가 녹아 있다
퍼포먼스 모델에는 Z31 300ZX에서 영감을 얻은 신형 19인치 RAYS 알로이 휠이 장착된다. 10스포크의 별 모양 패턴은 1980년대 오리지널 휠을 연상시키면서도 현대적인 인상을 잃지 않는다. 현세대 Z 디자인 디렉터 이리에 신이치로는 “얇은 스포크 덕분에 Z 퍼포먼스의 대형 브레이크 로터와 레드 캘리퍼가 그대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컬러도 헤리티지 요소 중 하나다. 외장에는 ‘신카이 그린 펄 메탈릭’이 새롭게 추가됐다. 오리지널 240Z에 설정됐던 그랑프리 그린에서 직접 영감을 받은 색상으로, 색 바램을 억제하면서도 깊은 그린 톤을 유지하기 위해 극세 황색·청색 안료를 조합해 개발됐다고 한다. 내장에는 S30을 참조한 탄 컬러 인테리어가 추가됐다. 외장 그린과 내장 탄 컬러를 조합하면 클래식한 분위기가 더욱 강조된다.

시동 걸면 Z의 역사가 흐른다 – 계기판 애니메이션
다섯 번째 이스터에그는 계기판에 숨겨져 있다. Sport·Performance 모델에 새로 탑재된 디지털 계기판은 시동을 걸 때 역대 Z 세대의 실루엣이 차례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재생한 뒤 정상 표시 화면으로 전환된다. 폴 호슨은 “이전 Z 세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성능 수치와 무관한 이 장치는 Z를 단순한 스포츠카가 아닌 역사가 축적된 브랜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헤리티지 강조가 말하는 것
이번 업데이트에서 닛산이 선택한 방향은 빠른 숫자보다 Z를 아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언어다. 5가지 이스터에그 어느 것도 주행 성능을 높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Z의 역사를 알수록 해당 모델을 더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이는 열성 팬층을 향한 닛산의 명확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앞서 Z NISMO에 수동 변속기가 추가된 데 이어, 2027년형의 이 같은 움직임은 Z가 숫자와 편의성 대신 드라이빙의 감성을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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