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달러짜리 호날두 인형 머리가 수천만 원짜리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을 속이고 있다. 중국의 테슬라 오너들이 운전자 감시 카메라 앞에 미니어처 인형 머리를 매달아 오토파일럿 경고를 차단하는 방식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상천외한 우회법처럼 보이지만, 해당 문제가 불거진 배경에는 테슬라가 독자적으로 선택한 카메라 설치 위치라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

왜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만 이렇게 쉽게 속나
대부분의 완성차 메이커는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를 스티어링 휠 뒤편이나 A필러에 설치한다. 운전자의 시선과 얼굴 방향을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포착하는 구조다. 반면 테슬라는 룸미러 위쪽에 소형 카메라를 배치한다. 차량 내부를 넓게 담을 수 있지만, 반대로 카메라와 운전자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고 시야각이 넓어져 앞쪽에 물체를 갖다 두는 것만으로도 시스템을 혼란시킬 수 있다.
실제로 테슬라 모델3 오너 한 명은 인형 머리를 앞유리에 붙인 뒤 고속도로 장거리 운전 중 약 30분간 주의 분산 경고를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고 매체 Wired에 밝혔다. 오토파일럿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해당 장치가 충분히 “실제 얼굴”처럼 인식됐다는 의미다.

인형 머리에서 루핑 영상까지… 우회 수단의 진화
현재 유통되는 인형 머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일반 남성 얼굴 등 여러 종류로, 온라인에서 10~40달러(약 1만 4천~5만 8천 원)에 구입할 수 있다. 흡착판으로 앞유리에 고정하는 구조다.
인형 머리에서 더 나아간 방식도 등장했다. 일부 오너들은 사람 얼굴이 눈을 깜박이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영상을 루핑 재생하는 소형 화면을 카메라 앞에 세워두는 방법을 쓰기 시작했다. 정적인 물체보다 훨씬 정교하게 “살아있는 사람”을 흉내 내는 시도다.

테슬라의 뒤늦은 모니터링 도입과 중국 FSD 출시
테슬라는 오랫동안 자체적인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채 반자율주행 기술을 판매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 테슬라 차량에는 모니터링 기능이 탑재돼 있지만, 그 이전 오랜 기간 동안 오토파일럿 사용 중 졸음 운전 영상이 수차례 바이럴됐다.
최근 테슬라는 중국에서 FSD(Supervised·감독 하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새로 출시하면서 개선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도 함께 도입했다. 이번에 확산된 인형 머리 우회 사례는 바로 이 FSD 중국 론칭 직후 등장한 것으로, 시스템이 배포되자마자 허점을 파고드는 방식이 나온 셈이다.

시스템 개선을 촉구할 수 있을까?
인형 머리나 루핑 영상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속이는 행위는 해당 운전자뿐 아니라 주변 도로 이용자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다. 오토파일럿은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며, 언제든 운전자의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사례가 테슬라의 시스템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단순한 이미지 인식 방식으로는 정교한 우회 수단을 막기 어렵다는 점에서, 적외선 센서나 심도 카메라 같은 추가 수단을 통한 실제 인간 감지 기술의 강화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저렴한 소품 하나가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이 사건은, 안전 기술의 신뢰성이 결국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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